롯데 1차지명 포수의 '정신적 지주', KBO 커쇼 꿈꾼다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 2022.08.31 07:56
손정빈./사진=김동윤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한 손성빈(20·국군체육부대)은 팬들로부터 포수 잔혹사를 끊어줄 '롯데의 미래'로 여겨진다. 친형 손정빈(23·가평 웨일스)은 그런 손성빈으로부터 '정신적 지주'로 불린다.

손정빈은 지난 29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SSG 퓨처스 필드에서 진행된 2023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참가한 6명의 야수(총 인원은 투수 7명 포함 13명) 중 가장 발이 빨랐고 타구질도 가장 좋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장안고 시절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대학에 가서는 열악한 대학 리그 환경에 절망했다. 대학교 1학년 때 받은 기흉 수술은 군 복무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하게 함은 물론이고, 그나마 있던 기량까지 뚝 떨어지게 만들었다. 이 무렵 동생 손성빈이 롯데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을 때에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됐다.

트라이아웃 후 만난 손정빈은 "(손)성빈이가 지명됐을 때 야구를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하고 싶을 때까지 야구를 해봐'라고 응원해주셨다. 원래 생각이 좀 많은 편인데 대학교를 중퇴하고 독립리그로 향할 때도 결정을 내리는 데 어머니와 동생이 많은 도움을 줬다. 성빈이는 '형 생각이 맞는 것 같다'고 해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을 통해 독립 리그에 발을 들인 손정빈은 올해 가평 웨일스로 옮긴 뒤 기량을 꽃피웠다. 올 시즌 타율 0.400(리그 5위)에 도루 21개(리그 1위)를 기록했고, 심판들로부터 "야구가 많이 늘었다"는 칭찬도 받았다. 이때 얻은 자신감은 트라이아웃까지 지원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손정빈(왼쪽)과 롯데 손성빈./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어린 시절부터 형제는 함께 야구를 하면서 끈끈한 우애를 자랑했다. 형 손정빈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유급을 하게 되면서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스타팅 멤버로서 함께 경기에 나서는 행운도 따랐다. 손정빈은 "(손)성빈이가 개구쟁이기도 하고 어릴 땐 많이 챙겨줬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챙김을 받고 있다. 이번 트라이아웃 참가 때도 '하던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박살 내고 와라'고 응원해줬다. 의지가 많이 되는 동생"이라고 애틋함을 나타냈다.


어린 시절 박용택과 김용의를 좋아하던 엘린이(LG 트윈스+어린이)였지만, 동생이 지명된 뒤에는 롯데도 응원하게 됐다. 손정빈은 "어느 팀이든 뽑아주시면 감사하지만, 롯데에 지명받아도 좋을 것 같다"면서 "동생이 가게 되니 아무래도 롯데 야구를 많이 챙겨보면서 좋아하게 됐다. 하지만 동생은 내가 안 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내가 오면 피곤할 것 같다고 한다"라고 웃었다.

타자로서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를 동경해 타격폼을 따라 하게 된 손정빈은 선수로서 롤모델로는 클레이튼 커쇼(34·LA 다저스)를 꼽았다. 그는 "평소 내가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커쇼는 매년 기부도 많이 하고 아이들에게 팬서비스도 잘하는 선수로 유명한데 그런 선수가 되길 꿈꿔왔다. 나도 프로에 지명된다면 성공해서 커쇼처럼 내 이름으로 된 재단을 하나 설립해서 기부에 힘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 달 15일 시행될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다면 아이들을 위한 지도자가 될 생각이다. 손정빈은 "지명 실패 후 육성 선수 입단 제의가 들어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모르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만약 야구를 못하게 된다면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 선수 출신들은 보통 레슨장을 열거나 중·고등학교 코치를 희망하는데 난 초등학교 코치가 되고 싶다.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릴 적을 생각하면 초등학교 때 야구를 어떻게 배우는지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야구도 야구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크느냐도 중요하다고 느껴서 초등학생들을 많이 가르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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