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예대금리차가 새롭다. 한마디로 어느 은행이 '이자장사'를 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전북은행(6.33%)이다. 토스뱅크(5.6%), 케이뱅크(2.46%), 카카오뱅크(2.33%)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높게 나타났다. 5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이 1.62%로 가장 높았다.
은행들은 즉각 반발했다. 장사 잘하는게 잘못은 아님에도 '평판' 때문이다. '평균의 함정'을 지적했다. 중저신용자대출과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취급해 평균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해명한다.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비중이 높아도 평균 예대금리차가 커진다. 모두 맞는 말이다. 제도 시작 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금융당국은 신용점수별 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를 함께 공시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평균의 함정' 외에도 대출과 예금상품을 알아보려는 소비자에겐 예대금리차가 큰 의미가 없다. 예금금리가 높고 대출금리가 낮아야 예대금리차가 적어지나 예대금리차가 가장 적은 은행이 반드시 대출금리도 가장 낮은 건 아니다.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적은 부산은행의 평균 가계대출금리는 3.87%로 산업은행, 경남은행에 이어 3위였다.
구체적으로 신용점수가 901~950점인 고신용자를 가정하면 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4.48%)이다. 그 다음이 케이뱅크·수협은행(4.71%), 국민은행(4.75%), 우리은행(4.77%) 순이다. 5대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5.22%), 농협은행(5.05%)이 비교적 높지만 지방은행인 전북은행(7.34%), 대구은행(6.09%), 경남은행(5.85%)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인터넷은행 중에선 케이뱅크가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했으나 카카오뱅크(5.09%)와 토스뱅크(5.26%)는 기대 수준보다 높았다.
우대금리 적용 여부 등에 따라 실제 소비자가 받는 금리는 다르겠지만 7월 수치만으로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대출금리 매력은 크지 않다.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많이 취급했다"라고 항변하겠지만 특정 신용점수에는 이같은 해명이 통하지 않는다.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많이 해줬다고 고신용자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이자를 받는 게 정당화되진 않는다. 신용대출을 원하는 고신용자라면 5대 대형은행을 찾는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가능성이 높다.
예대금리차 공시 목적의 하나는 분명 금리경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대출금리를 너무 과도하게 올리는 문제를 통제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시 이후 대출금리를 낮추는 은행들이 생겼으니 정책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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