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50% 절감"...KT, 수열·지열 대신 '이것'에 꽂혔다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 2022.08.29 15:25
한자경 KT 융합기술원 상무가 공기열 히트펌프와 융합할 수 있는 KT AI 빌딩 오퍼레이터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친환경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수열, 태양열, 지열과 같은 자연 에너지 중 하나인 '공기열'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을 실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공기열을 재생에너지 대열에 포함해 자사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사업도 추진한다.

KT는 29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설치된 공기열 히트펌프 구축 사례와 관련 사업계획을 소개하는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자연 어디에나 존재하는 공기로부터 열을 흡수한 공기열은 히트펌프 방식으로 에너지원으로 전환된다. 히트펌프는 '증발-압축-응축-팽창' 구조로 이뤄진 회로를 냉매가 순환, 교환을 통해 열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설비다. 쉽게 말하면 특정장소의 열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압축 시 온도가 올라가고 팽창 시 온도가 떨어지는 기본원리를 이용한다.

기존 히트펌프는 수열이나 지열을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땅속 약 200m까지 구멍을 뚫어 배관을 설치하는 등 별도 공사가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 땅속 열기를 빼내는 과정에서 지중의 열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박춘경 코벡엔지니어링 대표가 용산 아이파크몰에 설치된 공기열 히트펌프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춘경 코벡엔지니어링 대표는 공기열을 활용하면 이 같은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벡엔지니어링은 공기열 히트펌프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회사다. 코벡엔지니어링은 용산 아이파크몰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 공기열 히트펌프를 설비를 구축했다.


박 대표는 "공기열 히트펌프는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냉난방을 할 수 있다"며 "수열, 태양열, 지열 등과 비교해 공간 절약(30~70%), 구축 비용 절감(20~30%), 유지비 절감(20~40%), 탄소 배출량 절감(50%)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건물에서 탄소중립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건물의 냉난방 열원 설비를 부분 교체할 경우 공기열 히트펌프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활용해 기존 건물에 대한 탄소중립을 이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기열은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과 달리 아직 국내에선 재생에너지로 인정되지 않았다. KT는 공기열이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면 코벡엔지니어링과 파드너십을 통해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KT는 국토교통부의 '제로에너지건축'이 의무화되는 2025년부터 해당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KT는 공기열 히트펌프 기술을 자사 'AI(인공지능) 빌딩 오퍼레이터'과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빌딩 오퍼레이터는 빌딩설비 자동화 시스템에 AI 알고리즘을 접목해 냉난방설비를 최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AI가 실시간 분석해 건물 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냉난방을 자동으로 가동한다. KT는 이미 냉난방설비를 최적으로 제어하는 기술로 정보통신 분야에서 신기술인증을 받았다.

앞서 KT는 AI 빌딩 오퍼레이터를 광화문 KT이스트빌딩을 비롯해 LS용산타워 등 6개 건물에서 실증해 10~15%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검증했다. 여기에다 효율적인 냉난방 열원 설비까지 적용하면 냉난방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에너지를 더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자경 KT 융합기술원 상무는 "코벡엔지니어링의 공기열 히트펌프가 손발 역할을 한다면, KT의 AI 빌딩 오퍼레이터는 두뇌 역할을 해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며 "양사의 기술 협업 검증은 이미 완료된 상태며 사업화 여부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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