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간 보던 외인 끝내 FA... 안 기다리고 '불도그' 택한 KIA가 옳았다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 2022.08.28 03:35
토마스 파노니./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투수 교체 결정을 조금 더 늦게 내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KBO리그의 5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을지도 모른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2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디트로이트와 계약했던 치치 곤잘레스(30)가 옵트아웃을 선택했다. 이제 그는 자유계약(FA) 선수"라고 밝혔다.

곤잘레스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3번으로 텍사스에 지명돼 메이저리그에 2015년 데뷔한 우완 투수다. 통산 67경기 9승 24패 평균자책점 5.72의 별 볼 일 없는 투수지만, 올 시즌 KBO리그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될 수 있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돌면서 소소한 화젯거리가 됐다.

KIA도 곤잘레스를 고려하고 있던 팀 중 하나였다. 당시 KIA는 션 놀린(33)이 종아리 부상으로 약 한 달 이상의 이탈이 예정된 상황이었고, 로니 윌리엄스(26)는 시원치 않은 성적이 걱정거리였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놀린 3.53, 로니 5.89로 교체한다 해도 이상하진 않았다.

하지만 선수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곤잘레스는 미네소타 트리플A에서 8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3.44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고 메이저리그 승격도 가능했다. 그 뒤로 정말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경기를 뛰기도 했고 지명할당과 밀워키 브루어스 이적 등 여러 과정을 거쳤다. 그럼에도 KBO리그 이적 소식도 끊이지 않았고 한 구단 관계자는 "곤잘레스가 너무 간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KBO 구단들도 더는 기다리지 않았다. KIA 역시 워크에식에도 아쉬움이 있던 로니 대신 토마스 파노니(28)를 영입해 후반기를 대비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다.

치치 곤잘레스./AFPBBNews=뉴스1

7월 3경기 동안 KBO리그 적응기를 거친 파노니는 8월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면서 평균자책점 1.42로 지친 KIA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타이밍도 적절했다. 외국인 선수가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KIA가 전반기를 5위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에이스 양현종(34)의 역할이 컸다. 8월 들어 양현종은 4경기 평균자책점 7.66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자 파노니가 시의적절하게 외국인 투수로서 제 몫을 해주며 부담을 덜어줬다.

오승환을 닮은 독특한 크로스 스탠스와 디셉션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안심이 되는 것은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만에 단골 맛집을 발굴하고, 경기 내에서도 상대에 맞게 대처할 줄 아는 등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그의 태도다.

초반 파노니는 주 무기인 커브를 적극 활용하지 않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일관했다. '불도그'란 자신의 별명처럼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인 투구였지만, KBO리그 타자들은 공을 걷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차츰 커브 구사율을 높이며 카운트를 잡아 나갔고 자연스레 탈삼진도 7월 15이닝 8개에서 8월 25⅓이닝 26개로 늘었다.

친화력과 팀 퍼스트 정신도 돋보인다. 파노니는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KBO리그 첫 승을 거둔 후 8월 23일 2승째를 거두기까지 호투에도 한 달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최형우, 김선빈 등 팀 내 고참들이 미안하다고 하는데 야구는 팀 스포츠다. 그래서 괜찮다고 했다"고 오히려 활짝 웃었다. 이어 "놀린은 같은 언어를 쓰고 있어 편하다. 양현종은 많은 경험을 가진 선수답게 KBO리그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의 경기 운영 능력을 많이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만약 곤잘레스의 결정을 기다리기만 했다면 보기 힘들었을 긍정적인 광경이다. 현재 놀린과 함께 후반기 KIA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는 파노니는 28일 광주 두산전에서 시즌 3승째를 노린다. 상대 선발 투수는 최원준이다.

KIA 토마스 파노니./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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