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폭등' S공포 몰고 왔다…천대받던 천연가스 14년 만에 부활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2.08.27 10:01

[원자재로 살아남기]지옥에서 돌아온 천연가스

편집자주 | 올해 초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유가가 빠지는데 천연가스 가격은 왜 계속 오르는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세다.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천연가스는 최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불황을 겪었던 천연가스 생산 업체들은 웃음을 짓지만 투자자들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보며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까지 느낀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헨리허브(HH)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0.77% 상승한 100BTU당 9.402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해 초인 지난 1월3일(3.815달러)보다 약 146% 뛴 것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6일 이후 8거래일 동안 9달러 선을 유지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대란이 천연 가스 가격 급등의 주범이다. 다만 과거 흐름은 좀 달랐다. 2008년 7월 100BTU당 13달러선까지 상승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20년 6월25일(1.482달러)엔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8년 7월3일(13.577달러) 대비 약 90% 하락한 수준이었다.

천연가스가 10년 넘게 불황을 겪은 건 셰일가스 공급 확대와 연관이 있다. 천연가스는 가스전, 유전에서 나오는 전통적 천연가스와 셰일암에서 나오는 비전통적 천연가스로 분류된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혁명으로 천연가스 채굴가능연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공급 과잉이 발생한 것이다. 아울러 미국 내 원유증산이 활발해지자 부산물인 천연가스 생산도 많아진 것도 공급 과잉을 키웠다.

수요 측도 문제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비 회복이 더디게 진행됐다. 주거, 상업, 전력용으로 많이 쓰이는 천연가스의 수요도 금방 회복되지 못했다. 이석진 해외원자재투자 연구소장의 저서에 따르면 천연가스의 용도별 사용률은 운송용 3%, 산업용 34%, 주거 및 상업용 34%, 전력용 29% 등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와 동행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경기가 다시 활성화되자 원유, 산업금속 등의 원자재 수요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기타 원자재들의 가격은 2008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와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4년 불황에서 벗어났다!…美 천연가스 생산업체들도 '호황'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공급 부족, 수요 증가, 재고 부족 등의 3박자가 맞으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전쟁으로 유럽으로의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막히면서 미국 LNG(액화천연가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유럽으로의 미국 LNG 수출 규모도 확대되고 있고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도 5년 평균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2조5790억입방피트(Bcf)로 5년 평균 최저치(2조4550억입방피트)와 약 1340억입방피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그간 증시에서 소외됐던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셰일혁명 이후 채산성 악화로 도산 위기 직전까지 갔던 이들 기업들이 최근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도 뛰었다. 올해 초(1월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엔테로 리소스(139.2%), 캄스톡 리소시스(135.84%), 사우스웨스턴 에너지(65.03%), 체사피크 에너지(55.86%), 코노코필립스(51.93%) 등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말까지 더 오른다"…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도 천연가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겨울철 난방수요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유럽의 미국 LNG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의견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100만BTU당 10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수기인 9월을 앞두고 있어 당장 10달러 선을 돌파하진 못할 것이나 11월 난방시즌이 시작되면서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오일 쇼크와 같은 충격을 국내에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실제 유럽에 비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은 천연가스가 에너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4%인 반면 우리나라는 19.6%에 불과하다"며 "천연가스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가격 급등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지만 국내 LNG 도입가격은 약 90% 상승에 그치고 있다"며 "장기계약과 해외 LNG 사업에서의 지분 보유 등으로 유럽에 비해 안정적으로 천연가스가 도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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