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빌게이츠와 '물 안 쓰는 화장실' 만들었다…저개발국 지원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22.08.25 14:4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이달 16일 빌게이츠 면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가 저개발 국가의 보건과 환경을 위한 신개념 화장실 'RT(Reinvent Toilet, 화장실 재발명)' 개발에 성공했다. 빌 게이츠는 삼성의 기술력을 등에 업고 저개발국에 지원을 위한 오랜 꿈을 현실화하게 됐다. 재계에선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조치로 취업제한 '족쇄'에서 풀린 이 부회장이 이번 RT프로젝트 성공을 계기로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구적 난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의 면모를 보임과 동시에 본격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도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용-빌게이츠, 저개발국 친환경 위생 화장실 보급 '의기투합'


삼성전자는 25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이하 게이츠재단)과 협력해 온 RT 프로젝트 종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삼성종합기술원은 2019년부터 게이츠재단과 RT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3년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최근 RT 요소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사용자 시험에 성공했다. 이날 RT 개발협력 종료식에는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 RT 프로젝트 참여 임직원, 듀레이 콘(Doulaye Kone) 게이츠재단 부디렉터, 선 김(Sun Kim) 게이츠재단 RT 담당, 이용재 게이츠재단 사외고문 등이 참석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달 16일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면담에서 빌 게이츠 이사장은 게이츠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설명했으며,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은 직접 개발한 RT 프로젝트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라이센싱할 계획이며, 'RT 프로젝트'가 종료된 8월 25일 이후에도 게이츠 재단에 양산을 위한 컨설팅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RT 프로젝트는 게이츠재단이 저개발국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다. 물과 하수 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국가에는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약 9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야외에서 대소변을 해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질 오염으로 매년 5세 이하의 어린이가 36만명 넘게 설사병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부터 별도의 물이나 하수 처리 시설이 필요없는 신개념 화장실의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해 왔다. 게이츠재단의 재정지원을 받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 및 대학이 RT 구현을 시도했으나 기술적 난제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가 수준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에 따라 재단은 2018년 삼성에 RT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



이재용 부회장, 게이츠재단의 수천만달러 지원금도 고사


게이츠재단의 RT 프로젝트를 보고받은 이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개발을 위한 T/F 구성을 지시했으며, 빌 게이츠와 이메일,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경과를 챙겼다. 이에 삼성은 2019년부터 가정용 RT 구현을 위한 △기초 설계 △부품 및 모듈 기술 개발 △성능 구현 △양산화 위한 프로토타입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은 3년 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구동 에너지 효율화 △배출수 정화 능력 확보에 성공했으며 △배기가스 배출량 저감 △내구성 개선
△RT 소형화 등 게이츠재단의 유출수 및 배기가스 조건을 만족하는 요소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열 처리 및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환경에 무해한 유출수를 배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삼성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가정용 RT는 실사용자 시험까지 마쳤으며, 게이츠재단은 앞으로 양산을 위한 효율화 과정을 거쳐 하수시설이 없거나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이를 제공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동안 이 부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만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메일, 전화 및 화상 회의를 통해 빌 게이츠와 의견을 주고 받는 등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게이츠재단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삼성전자에 과제 수행 비용 수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뜻에 따라 이를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족쇄 풀린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 시동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빌 게이츠 이사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핵심 외교 자산으로 평가 받는 이재용 부회장은 그간 취업제한 논란으로 폭넓은 경영활동을 펼치는데 지장을 받았지만 복권과 함께 '경영족쇄'가 풀리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빌게이츠 이사장과의 만남은 회사 차원을 넘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구적 난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서의 이 부회장의 면모를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며 세계 주요 IT 기업의 경영자들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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