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지면 바로 손절?…달라진 개미들, 빚 줄이고 "장투"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22.08.24 13:02

[2022 동학개미 보고서]②

# 코로나19(COVID-19) 이후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박 모씨(38)는 지난 11일 코스피지수가 2500을 회복했다는 소식에도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지 않았다. 지난해 손실 만회를 위해 다른 종목을 여러 차례 사들였지만 오히려 손해가 커졌기 때문이다. 빚투(빚내서 투자) 반대매매(주가 급락에 증권사가 강제청산)로 막대한 손실을 입어 신용융자도 다시는 받지 않기로 다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 하락 속에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를 줄이고 주식 보유 기간을 늘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잦은 거래가 손실을 키울 수 있어 하락장에서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9조5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23조원에 비해 3조9412억원이 줄었다. 주가가 상승할때는 신용융자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을 사기도 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는 빚투로 인한 손해가 크다보니 증시 침체에 신용융자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신용융자를 받아 빚투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빚을 내지 않고 투자하는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와 비교해 성과가 저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거래비용을 제외할 경우 신용거래자의 투자성과는 비(非)신용거래자 보다 4.1%포인트 낮았다.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신용거래자의 누적수익률은 비신용거래자보다 10.4%p 낮았다.


또 주식시장 전체 회전율도 2020년 200%에서 올해 상반기 73%로 줄었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의미인데, 올 들어 주식시장이 2200선까지 밀려나면서 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줄었다는 뜻이다. 이는 손실난 종목이 언젠가 원금 회복할 것으로 믿고 일단 묻어두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거래를 많이 할수록 손실만 키울 수 있다는 학습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초 발표된 자본시장연구원의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매도하고 손실이 난 주식은 매도를 미루는 행태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식을 서둘러 매도하는 '처분 효과'가 강한 투자자일수록 투자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이익의 실현은 서두르고 손실의 실현은 미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추가적인 이익 기회를 상실하는 반면 추가적인 손실을 누적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금만 올라도 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개인들의 주식투자 성과는 시장수익률을 상회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잦은 거래로 손해본 경험에서 비롯된다"면서 "최근 하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해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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