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인 세운 에이비엘바이오…"추가 기술수출 성과낸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2.08.23 15:56

지분 100% 완전 자회사
초대대표에 이재천 부사장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캘리포니아에 자회사를 세웠다. 올해 초 프랑스 사노피와 빅딜 이후 급증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추가 기술이전 등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사노피 빅딜 이후 미팅 쏟아져…기존 시스템으론 한계"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달 이사회 결의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자회사 'ABL Bio USA'(에이비엘바이오USA)를 설립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초대 대표는 올리버와이만, 딜로이트 컨설팅, 한화케미칼, 삼성서울병원 등을 거친 이재천 CFO(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다. 당분간 이 부사장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에이비엘바이오 CFO, 에이비엘바이오 USA 대표직을 겸임한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에이비엘바이오가 이번에 미국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서 기술이전 등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그 동안 에이비엘바이오의 사업개발이 국내를 기반으로 이뤄져 물리적인 거리와 시차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곤 했다"며 "특히 올해 1월 사노피와의 빅딜 이후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의와 미팅 요청이 쏟아져 기존 인력과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6월 파트너링 미팅을 위해 바이오USA에 참석한 이상훈 대표도 전한 바 있다. 행사기간 4일간 에이비엘바이오는 30여개 글로벌 제약사들과 만났다. 당시 이 대표는 "사노피 딜 이후 테크놀로지에 대해 자세히 보자 하는 케이스가 많아졌다. 일종의 검증이 된 것"이라며 "사노피가 검증을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검증하겠다는 이들이 없다. 기술을 다시 볼 필요는 없고 추가적으로 원하는 부분에 대해 보겠다는 요청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도 캘리포니아를 거점으로 선택한 건 산업적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5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다. 2020년 기준 4050억달러(약 510조원)의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은 1만1000개, 종사자 수도 48만8000여명에 달한다. 제넨텍·암젠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사와 구글·애플·메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 스탠포드대학·노벨상 수상자 6명을 배출한 솔크연구소 등이 위치해 인재가 풍부하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사업개발은 자사 기술에 대한 지식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전문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더"며 "캘리포니아는 세계적인 대학인 스탠포드 대학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배출되는 지역이고 거주 및 생활 측면에서도 선호돼 에이비엘바이오의 사업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최적화된 곳"이라고 전했다.


에이비엘바이오USA는 이러한 이점을 살려 글로벌 사업개발 전문가와 자회사 운영을 위한 현지 인력을 충원해 나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사업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언이다. 주로 글로벌 톱 제약사들과의 사업 협업을 이끄는 식이다.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 경쟁력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를 활용해 다수 면역항암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연구하는 회사다. 이중항체는 두 개의 각각 다른 항체들의 항원을 단백질 형태로 결합시킨 항체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다중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단일항체 치료제보다 치료 효능을 높여주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러한 이점 덕분에 이중항체 치료제 시장은 2023년 10억달러(1조28880억원)에서 2023년 93억달러(11조9784억원)까지 연평균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후보물질들은 △뇌혈관 장벽을 투과하는 이중항체 '그랩바디-B' △종양에 대한 면역세포 활성을 유발하는 이중항체 '그랩바디-T' △두 가지 면역 스위치를 조절하는 이중항체 '그랩바디-I' 플랫폼 기반으로 구성된다. 그 동안 에이비엘바이오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를 주로 공략해 연구 초기단계부터 기술이전을 꾀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프랑스 사노피에는 그랩바디-B 기반인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이 기술이전 됐다. 계약 규모만 총 10억6000만달러(약 1조3652억원), 이중 반환 의무없는 계약금이 7500만달러(966억원)로 7%가 넘는다. 향후 제품 상용화 시 순매출액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는 별도다. 사노피는 ABL301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전 세계 독점을 갖고 에이비엘바이오가 주도하는 ABL301의 남은 전임상 연구와 임상 1상도 지원한다. ABL301은 올해 말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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