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으론 못 버텨…퇴근 후 배달 뜁니다" N잡러 역대 최고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 2022.08.20 08:00
/사진=게티이미지
#서울 송파구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28)는 최근 스마트폰에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 '배민 커넥트'를 설치했다. 지난달 자취를 시작하면서 늘어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재택근무를 하는 김모씨는 퇴근 시간이 지나면 바로 배달 앱을 켠다. 집 주변 식당의 음식점에서 배달 호출이 오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음식을 배달한다. 김씨가 한 번 배달해서 받는 배달 수수료는 3000원에서 6000원 사이. 김씨는 "가까운 거리에 중복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꽤 쏠쏠하게 벌 수 있다"며 "꾸준히 하면 부족한 생활비도 벌고 운동도 되고 좋다"고 했다.

#경기도 군포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씨(32)는 퇴근 이후 간단한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간단한 문서 번역 의뢰를 받아 건당 2만원에서 5만원 사이를 받는다. 윤씨는 "퇴근하고 나면 약속 없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간단한 문서 번역을 한다"며 "번역문장이 까다롭지 않은데도 수입이 제법 쏠쏠하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데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생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부업을 시작한 N잡러(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 직장인이 늘고 있다. 고물가 상황에 맞서기 위해 본업 시간 외에 부가적인 수입을 찾아 나선 것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부업을 하는 인구수는 역대 최고 수준인 62만96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만 8000명에서 약 18.4%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 기준 인원인 38만1314명과 비교하면 약 65% 많다.

부업 인구는 20대와 60세 이상 고령층, 일용근로자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20대 부업 인구는 4만8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0% 증가했다. 60세 이상 부업 인구는 26만6000명으로 연령대 중 가장 많이 집계됐다.

플랫폼 중심의 N잡러의 유입도 눈에 띈다. 정보기술(IT), 디자인, 글쓰기, 번역 등 다양한 분야의 프리랜서를 개인 또는 기업과 연결해주는 플랫폼 가입자가 증가추세를 보인다.


특정 분야에 재능을 가진 개인을 이용자와 연결해주는 플랫폼 숨고는 이달 기준 누적 회원 수는 835만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에 비해 가입자 수가 2.64배 늘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황모씨(25)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일러스트를 올리다가, 최근 플랫폼으로 이동해 사람들에게 의뢰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황씨는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면서 안 그래도 부족했던 생활비가 더 부족해졌다"며 "다행히 플랫폼을 통해서 들어오는 일러스트 의뢰 작업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하는 '경제고통지수'는 9.0으로 통계 집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6월 이래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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