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앞에서 '집단해고 및 손해배상소송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물가가 오르고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 역시 매년 상승하는데도 화물노동자들의 운임은 15년째 그대로"라며 "최근 유가폭등으로 화물노동자들의 생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에 신고된 집회 참여 인원은 1000명이었다. 이들은 하이트진로 본사 앞 영동대로 3개 차로를 점거하고 '하이트진로 OUT', '노조파괴 손배중단' 등이 쓰여진 피켓을 들었다. 또 사회자의 선창에 "집단해고 손배소송 하이트 자본 박살내자", "노조파괴 비호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따라 외쳤다.
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가 나타나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김 대표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여기에 경찰, 시민, 조합원, 취재진이 뒤섞이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는 지난 16일 오전 6시10분부터 시작됐다. 임직원들은 지난 16일 오전 9시까지 출근을 하지 못하다가 경찰이 투입된 뒤에야 건물로 들어갔다. 이날도 로비 점거와 경찰의 출입문 봉쇄가 이어지며 임직원들이 뒷문으로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하이트진로 본사 인근에 4개 기동대(1대 60명)를 배치했다. 이어 정오에는 공공운수노조의 시위에 대비하기 위해 10개 기동대를 투입했다. 이날 투입된 경찰 인원은 총 600명이었다. 경찰은 공공운수노조의 시위에 대비해 집회 현장 주변에 공간을 확보하고 도로를 통제했다.
이날 화물연대와 수양물류 측은 14차 교섭을 했으나 결렬돼 농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기존 운송료로는 인건비, 보험료, 차 수리비, 차량 지입료 등을 감당할 수 없다며 운송료 30% 인상, 노조원 대상 계약 해지 통보 취소, 손해배상 등 소송 취하,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전날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4명과 신원불상의 조합원 다수에 대해 업무방해, 퇴거불응,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방화예비 등 5개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일부 조합원들이 인화물질인 시너를 반입해 방화예비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 인원이 불법으로 본사에 진입해 무단점거해 퇴거 요청을 하고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며 "본사 무단 점거와 같은 불법 행위는 모든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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