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54만원 늘었는데, 소비는 14만원↑…"고물가에 지갑 꽁꽁"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2.08.18 12:00
지난 2분기(4~6월) 우리나라 가구가 소비에 지출할 수 있는 평균 처분가능소득이 전년 동분기 대비 14% 넘게 늘었음에도 실제 소비에 쓰인 돈은 약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 수준인 연 6%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냉각된 영향이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54만4000원(12.7%)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근로소득(5.3%), 사업소득(14.9%), 이전소득(44.9%) 등에서 늘어났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소비지출+비소비지출)은 350만8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0%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 월평균 소비지출은 261만9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4만4000원(5.8%)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오락·문화(19.8%), 음식·숙박(17.0%), 의류·신발(12.5%) 등에서 지출이 늘어났다.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9.4%), 주거·수도·광열(-3.3%), 식료품·비주류 음료(-1.8%) 등에선 지출이 줄었다.

조세·연금·사회보험료·이자 비용 등에 해당하는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88만8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6%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경상조세(6.0%), 사회보험료(10.1%), 가구간이전지출(7.9%) 등에선 증가했고 부동산 취득 관련세 등 비경상 조세(-43.3%)는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94만3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4.2%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실제 가구에서 쓸 수 있는 소득을 가리킨다.


그러나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난 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지출의 증가폭은 줄어들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이 처분가능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은 66.4%로 전년 동분기 대비 5.2%포인트(p) 하락했다. 전년 동분기 대비 평균소비성향 증감은 지난 1분기 -3.3%포인트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쪼그라든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분기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물가상승률은 4월 4.8%, 5월 5.4%, 6월 6.0% 등으로 오름폭을 키워오고 있다. 6% 물가상승률은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여파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 103.8, 5월 102.6, 6월 96.4 등으로 하락세다.

한편 소득 5분위별로 가계동향을 보면 소득 최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6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6.5% 증가했다. 소득 최상위 20%인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32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1.7% 늘어났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2만2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5.9% 증가했고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438만9000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서고 봄철 가뭄 여파 등으로 양파와 마늘을 비롯한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며 밥상 물가가 더욱 불안해 지고 있다. 2022.7.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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