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순익 작년보다 12% 증가…하반기는 '글쎄'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2.08.17 15:14

중소·영세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와 대출 규제 강화에도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진 비용 효율화와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화 된 감염병)에 따른 '보복 소비' 덕분이다. 그러나 대내외적 경제 환경 악화로 조달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실적 호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제기된다.

17일 8개 신용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지배기업소유주 지분 기준)는 1조66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4938억원)보다 11.7%(1746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초 중소·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을 추가로 내리면서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 수익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을 뒤엎은 호실적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신한카드 상반기 순이익이 4127억원으로 전년 동기(3672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삼성카드도 같은 기간 11.9% 늘어난 3159억원의 상반기 순익을 거뒀다.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우리카드도 지난해보다 10.6% 성장한 1343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최근 공개매각으로 전환하는 등 매각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롯데카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63.2% 증가한 1772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카드 측은 로카시리즈 누적 200만 고객 유치 등 전략상품 중심의 고객 기반 확대로 회원수가 증가했고, 이들의 카드 이용률 등 고객 효율이 개선돼 신용판매 사업 수익성이 강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자체카드를 발급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집중한 BC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192% 급증한 1082억원의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BC카드 측은 자체카드 등 카드 사업 수익 증가와 스마트로 등 자회사 편입에 따른 이익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하나카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8%, 14.6%, 16.5% 순이익이 줄었다.


업계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 전면 해제에 보복 소비 심리가 겹치며 카드 소비가 급증한 것이 전반적인 카드사들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실제 거리두기 해제가 본격화한 지난 5월 전체 카드 승인액은 9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2조3000억원보다 20.7% 늘었다. 개인카드 승인액은 67조9000억원에서 77조6000억원으로 14.2% 늘었다. 특히 법인카드는 회식 등이 늘어 14조5000억원에서 21조8000억원으로 51% 급증했다.

또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등 금융자산 증가도 수익에 영향을 줬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인 것도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선 이러한 호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대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위기요인이다. 실제 급상승세를 보이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최근 주춤한 모양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뛴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용등급 AA+인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연 4.278%다. 지난해 말 연 2.372%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서만 1.906%p(포인트) 올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은 결국 조달 싸움이 될 것"이라며 "신용판매 부문과 금융 부문 수익 확대를 통해 조달금리 상승분을 만회하고, 동시에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등 조달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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