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물이 없다"…공장은 섰고, 이러다 식량·전기도 모자랄라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2.08.18 04:48
한국은 최근 폭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나라가 폭염과 대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물 부족 자체가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도 있지만, 강물과 저수지 수위 저하로 인해 농업, 물류, 제조업 등 여러 산업도 위기를 맞아 여파가 길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러시아발 에너지난을 겪는 유럽 일부 국가는 어려움이 가중될 상황이다.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미국 최대 인공 저수지 미드호 /AFPBBNews=뉴스1
미국 남서부 7개 주(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주, 콜로라도주, 뉴멕시코주, 유타주, 와이오밍주)의 상수원인 콜로라도강은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콜로라도강은 이들 7개주 4000만명 주민에게 물을 공급하며 연간 150억달러(약 19조5000억원) 규모의 일대 농업에 용수를 제공하는 핵심 수원이다. 하지만 기후 변화 속에 20년 이상 가뭄이 이어지면서 소멸 위기까지 거론된다.

AP통신은 콜로라도강 유량이 줄어들면 주변 농지가 휴경 상태에 빠져 미국 내 식량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겨울 채소의 90%가 이곳에서 나온다. 또 콜로라도 강에 댐을 건설해 만든 인공호수 미드호와 파월호 역시 수위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면서 수력발전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파월호의 경우 내년 7월 수력발전이 중단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강 하류 지역인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 멕시코에 상수도 공급량을 추가로 줄이며 대응에 나섰다. 미국 내부무 산하 개간국은 16일(현지시간) 콜로라도강 유역에 2단계 물 부족 사태를 선포하고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에 각각 연간 상수도 할당량을 21%, 8% 감축하기로 했다. 1단계 물 부족 사태 때 적용했던 감축률인 18%, 7%에서 더 높인 것이다.

개간국은 콜로라도주에서 물을 공급받는 7개 주에 연간 물 사용량을 15~30% 줄일 수 있는 자발적 합의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지만, 기한인 16일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자 이같은 대책을 내놨다. 가뭄이 심각해지면 나머지 5개 주에도 비슷한 강제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물건을 싣고 독일 라인강을 달리는 바지선 /사진=AFPBBNews=뉴스1
독일에선 유럽에 닥친 500년 만의 가뭄 여파로 '독일 산업의 젖줄'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매일 6900척의 배, 1000만t의 화물이 네덜란드에서 스위스까지 이어지는 라인강을 따라 운송되는데, 라인강 수위가 내려가면서 최근 물동량은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라인강 가뭄 땐 독일 국내총생산(GDP)을 0.4% 갉아먹었다는 집계도 있다.

16일 독일산업연맹(BDI) 측은 "지속적인 가뭄과 낮은 수위가 산업의 공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BDI는 "철도 운송 용량에 제한적이고 운전자도 부족해 육로 이송도 어렵다"면서 "화학과 철강 설비 가동이 중단되고 건설 자재가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석탄과 휘발유를 운송하는 선박 역시 영향을 받아 에너지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유럽 전역에선 가뭄으로 수력, 원자력 등 전력 생산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에너지분석 기업인 라이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올해 7월 유럽 전역에서는 수력발전에 따른 전력 생산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 40% 넘게 줄었다. 프랑스의 경우 냉각수가 부족해 총 56기의 원자로 가운데 절반이 가동을 멈췄다.

가뭄이 산업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쓰촨성은 15일 유례없는 폭염으로 수원이 말라 수력발전량이 급격히 감소하자 지역 생산 공장들에 엿새 동안 가동 중단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쓰촨성에 있는 1만6500곳의 민간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됐다.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과 토요타 공장,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인 중국 BOE의 청두 공장 역시 20일까지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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