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잘하는 샤페론, 2400억원 가치…신약개발 IPO 흥행 이끌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2.08.17 15:12
신약개발 회사 샤페론이 내달 IPO(기업공개) 공모 절차를 밟는다. 최근 IPO 시장은 양극화가 뚜렷한 상황이다. 바이오는 투자 수요가 극히 저조한 업종이다. 샤페론에 유리한 시장 환경은 아니다.

샤페론은 R&D(연구개발) 경쟁력을 앞세워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상장 전 이미 신약 임상 3상 계획을 승인 받을 정도로 사업화를 잘하는 바이오 기술 벤처로 꼽힌다. 공모 규모가 희망공모가밴드 상단 기준 280억원으로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샤페론이 공모 흥행에 성공하며 바이오 투자에 소극적인 IPO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오는 9월 20~2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26~27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공모 일정이 순조로울 경우 오는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샤페론은 2008년 설립된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이다. 우리 몸 안에서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염증을 억제하는 자체 기술로 여러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누세핀'이다.

사업화에 가장 가까운 파이프라인은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이다. 주로 코로나19 중증 입원환자에 처방할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 실시한 임상 2상에서 경쟁 제품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효과와 비교적 높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임상 2b/3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국내 비상장 바이오가 신약 임상 3상 계획을 승인 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누세핀은 지난 4월 국가신약개발재단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정부 출연금을 지원 받아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다.

샤페론은 향후 누세핀 임상 2b상 결과를 토대로 조건부 판매 승인을 받아 2023년 시판하겠단 목표다. 또 국내 임상 3상 완료 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폐렴을 적응증으로 해 해외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단 전략이다.

샤페론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국면에서도 매년 전체 인구의 5%가 감염될 수 있다 추정하고 있다. 인플루엔자의 연간 감염률은 3~11% 수준이다. 코로나19 감염자 중 매년 약 600만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누세핀의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샤페론은 코로나19 중증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앞으로 나올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개발 플랫폼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인플루엔자 폐렴 치료제의 전임상도 이미 완료했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의 경우 전임상을 완료했고,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했다.

샤페론이 가장 기대하는 파이프라인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이다. 아토피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어린이 10명 중 1명이 걸린다. 성인 유병률은 약 3%다. 아토피 시장 규모는 2020년 94억달러(12조3196억원)에서 2030년 163억달러(21조3612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샤페론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5개 대형 의료센터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 중간 분석 결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아직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토피는 장기 치료가 필요해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 임상 2상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은 국내 임상 1상 단계다. 국전약품에 국내 판권을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이다. 향후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기술이전에 나설 예정이다.

샤페론은 연구 영역을 염증복합체 억제제에 국한하지 않는다. 차세대 항체치료제 기술로 주목받는 나노바디 기술도 보유했다. 나노바디 기술을 토대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인간화 마우스 실험을 마쳤다. 1년 정도 더 개발하면 임상 시험에 돌입하거나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페론의 희망공모가밴드는 8200~1만200원이다.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225억~280억원, 예상 기업가치(미행사 스톡옵션 포함)는 1942억~2416억원이다.

최근 IPO 시장에서 바이오 저평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상장한 신약개발 회사 보로노이에이프릴바이오가 모두 주식시장에서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단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샤페론은 기존 주주의 자율적인 주식 의무보유 확약으로 상장 뒤 보호예수 주식이 전체의 70% 이상이다. 다른 신규 상장 기업보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우려가 크지 않단 의미다.

샤페론 관계자는 "샤페론은 염증복합체 억제제 기술과 차세대 항체 치료제 기술인 나노바디 기술을 함께 보유한 바이오 기술 회사"라며 "특히 실제 환자와 의료 시장에 필요한 기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규제기관의 허가 요건에 맞춰 임상 디자인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신약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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