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방역규제가 완화된 올 2분기 들어 국내 대형 토종 호텔업체들의 실적이 나란히 상승세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 호텔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이하 조선호텔)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1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6억원이 개선되면서 14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팬데믹이 확산한 2020년 1분기부터 시작한 적자기조를 끊어낸 것이다.
조선호텔이 빠르게 부활한 배경엔 모그룹 이마트의 지원사격이 있다. 코로나 초기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수혈하며 매 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에도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을 키우더니, '호텔 신세계'를 선언하고 정용진 부회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조선호텔은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과 경기 판교, 부산, 제주 등에 그랜드 조선·조선팰리스·그래비티 등의 신규 대형 사업장을 연달아 열었다. 팬데믹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르메르디앙과 강남 첫 특급호텔인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프리마호텔, 임피리얼 팰리스 등 굴지의 특급호텔들이 잇따라 휴·폐업하거나 매각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비즈니스 브랜드 나인트리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호텔사업부 산하 파르나스호텔도 마찬가지다. 파르나스호텔의 2분기 매출액은 818억원으로 55.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81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고품격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비용이 솟구친 동시에 투숙객 발길이 뚝 끊겨 돈줄이 마르면서 중소규모 호텔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진 반면 뒷배가 든든한 대기업 계열 운영사들은 위기를 버텨내며 활로를 연 셈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대기업 계열 호텔들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대기업 계열 특급호텔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아 당분간 여행 심리가 국내 호캉스에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식음·연회수요까지 급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조선팰리스 강남이 주말(금~일요일) 저녁 뷔페를 16만원대로 인상하는 등 주요 호텔들이 가격을 크게 올렸는데도 예약이 어려울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대형 특급호텔 관계자는 "코로나로 미뤘던 결혼을 비롯해 대면행사 재개로 각종 연회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여전히 주요 타깃인 비즈니스·관광 목적의 단체 외국인 수요는 없지만 국내 호캉스 수요로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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