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도 안 나가는데 호재는 무슨"…목동·노원 안전진단 완화에도 잠잠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22.08.18 06:30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일대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일대 아파트들은 잠잠한 분위기다. 이들 아파트는 과거 안전진단 관문을 통과할 때마다 호가가 억 단위로 올랐던 곳들이다. 특히 이 지역 아파트 대부분이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어 정부의 규제 완화가 자칫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규제 완화도 거래 침체 흐름을 이겨내는 데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온다.


목동 신고가 거래?…"호재 글쎄요, 아직 급매 있어요"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66㎡가 최근 19억3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다는 소식이 주민들 사이에 퍼졌다. 직전 신고가였던 지난해 4월 17억7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높게 거래된 데다, 전날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완화 발표 이후여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규제 완화 발표의 영향을 받지 않은 거래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발표 전인 지난주에 거래가 체결됐고, 입지와 조건 등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지면서 계약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거래가 워낙 침체돼 있어 안전진단 관련 호재는 거의 작용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만 20억원에 형성돼 있다가 조건이 잘 맞아 19억원대에 거래된 것뿐 안전진단 규제 완화 호재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부 발표 이후 간간히 문의 전화는 오지만 오로지 호재 때문은 아니고 목동에 오랜 기간 관심을 가져온 매수 희망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목동7단지 전용 66㎡ 호가는 19억~21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으나 정부 발표 이전과 같은 수준이라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아직 19억원 급매도 거래가 가능한 상태다. 호가 17억원을 넘어섰던 전용 53㎡ 매물 가격도 현재 15억~16억원까지 내려왔다.

특히 목동 아파트는 대출 금지선 15억원을 넘어선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가 까다로운 편이다. 집주인 역시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가 안되는데 호재가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며 "가격을 올리겠다는 집주인도 아직 없었고, 규제 완화 발표가 가격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노원도 '5억대 급매' 여전…"구체적 방안 발표 이후 시장 움직일듯"


노원구 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노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같은 거래에 제한이 없어 목동보다 조건이 좋지만 가격 변동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안전진단 절차 중 마지막 관문인 적정성 검토 단계에 있어 속도가 빠른 편인 상계주공1단지 전용 41㎡는 아직도 5억7000만~8000만원에 급매 거래가 가능한 상태다. 직전 신고가인 지난해 9월 6억6000만원보다 1억원가량 저렴하고, 가장 최근 실거래가인 지난 6월 5억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6억~7억원을 부르는 매물도 있으나 수리가 된 집이거나 로열동·로열층 등 입지조건이 좋은 물건으로 한정돼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은 5억원 후반대 급매도 거래가 가능한 상태"라며 "노원은 대기수요가 많고 재건축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어서 정부가 세부 방안을 발표하면 가격이 또 오를 가능성도 아예 없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추후 세부 계획이 나와야 시장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데다 정부가 예시로 든 구조 안전성 비중 30~40%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시장에서 큰 호재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안전진단뿐만 아니라 재건축 사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재건축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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