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연구사는 "지금까지의 분질미 연구결과를 보면 저장성·수량성에 있어 좀 더 개선할 여지가 있는 만큼 앞으로 육종기술을 고도화 해 이를 극복하는 게 숙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연구사는 올 해 개청 60주년을 맞은 농촌진흥청 역사상 유일한 한국농수산대학교 졸업생(채소학과 12학번)이다. 재학기간 동안 영농실무를 익힌 뒤 졸업과 함께 농업현장에 투신하는 다른 동문과 달리 그는 국내 최고의 농업R&D 기관인 농진청 연구직에 도전, 이제껏 아무도 두드리지 못한 그 문을 자신의 힘으로 열었다.
고교졸업후 한농대를 그의 선택도 특이했다. 서울외국어고등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한 그는 선배·동기들과 달리 농업분야 국내 유일의 3년제 대학인 한농대에 홀로 진학했다. 외국어고 출신이 지원한 건 하씨가 처음이었다.
하 연구사는 "교사로 계셨던 아버지의 적극적인 권유가 있었어요. 4차산업혁멍이 본격화 되면 농업은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산업이 될 것이고 그걸 준비하는 건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씀 하셨어요. 그런 점에서 일반 대학보다는 실제 농업현장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고, 이해할 수 있는 한농대가 제겐 최상의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농학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하 연구사는 분질미 품종인 '바로미2'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분질미는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겨냥한 전략 품종으로, 일반 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아도 쉽게 제분할 수 있어 환경 및 제분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품종 특성상 밥으로 이용할 수 없어 밥쌀 시장에 혼입되지도 않는다.
이미 개발된 분질미 품종은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되는 유기농 쌀 카스텔라 등은 분질미 품종을 가공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수경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는 "가공산업에서 원료곡인 쌀은 즉석밥류를 제외하면 대부분 쌀가루로 제분되어 이용되기 때문에 분질미 품종개발은 산업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식량안보와 쌀의 수급균형이라는 정책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품종개발과 보급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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