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전주시에서 3년 만에 지역 최대 여름 행사인 제6회 전주가맥축제가 열렸다. 코로나19(COVID-19)로 인원제한이 있고 집중호우로 첫날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지만 지난 12~13일엔 일정대로 진행돼 행사장인 전주종합경기장이 인파로 북적였다. 전주가맥축제는 전주의 독특한 음주문화인 '가맥'(가게 맥주의 줄임말)을 즐기는 행사로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과 하이트진로가 절반씩 예산을 댄다.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당일 생산된 맥주 테라를 가맥 점포의 안주와 함께 마실 수 있다.
방문객들은 맥주 댐처럼 꾸며진 판매 부스에서 얼음에 담긴 테라 맥주를 사 왔다. 가격은 500㎖짜리 1병에 3000원으로 일반 가맥집에서 3500원~4000원대에 팔리는 것보다 저렴했다. 지역 유명 가맥 점포들이 파는 오징어, 황태, 치킨, 전, 골뱅이무침 등을 안주로 곁들였다.
앞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공연이 열리자 사람들이 춤을 추며 행사 열기가 뜨거워졌다. 어두워진 오후 8시40분에도 행사장 밖에는 100명 이상이 여전히 대기 중이었다. 일부는 자리가 없어 되돌아갈 정도였다.
축제장은 전주시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로 가득했다. 외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거주한다는 박모씨(48·여)는 "친구들과 번개 모임을 만들어서 왔는데 이번이 첫 전주 방문"이라며 "당일 생산 맥주라 확실히 맥주 맛이 다르고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전주시민 최모씨(22·여)는 "재미있어 이틀 연속으로 행사장에 왔다"며 "불꽃놀이와 무대 행사가 좋고 맥주와 안주도 맛있다"고 했다.
행사가 성황리에 열리며 하이트진로가 준비한 맥주는 축제 종료 시간인 자정 전에 완판됐다. 첫날에는 밤 10시30분에 2만6000병, 둘째 날엔 밤 10시에 2만2000병의 맥주가 각각 소진됐다. 하루 참석 인원이 2만명으로 제한됐는데, 이틀간 제한인원 4만명이 다 찼다. 맥주를 차갑게 유지하기 위해 쓴 얼음만 70톤에 달했다.
230명의 축제 자원봉사자를 일컫는 '가맥지기'의 단장을 맡은 허규보 하이트진로 특판전주지점 차장은 "1989년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이 건립된 뒤 가게마다 테이블과 파라솔을 지원하는 마케팅을 펼쳤고 그로 인해 가게 맥주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전주만의 가맥 문화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맥 문화와 전주공장을 활용해 당일 생산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축제를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회사가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 등에 이를 제안해 축제가 시작됐다"며 "전주가맥축제를 독일의 유명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뛰어 넘는 축제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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