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 후보와의 단일화 효과에 힘입어 이 후보와 경쟁하려던 박 후보의 계획에 힘이 빠진 모양새다. 강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반명(반이재명) 단일화'에는 반대한다"며 선을 그으면서 박 후보는 남은 경선을 홀로 이 후보와 맞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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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지역경선으로 입증된 '어대명'…강훈식 단일화 없이 사퇴━
충청 출신 강 후보가 충청권 경선에서 반전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을 흔들긴 역부족이었다. 강 후보는 충남 권리당원 투표에서 17.29%를 얻어 이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충북(4.57%)과 세종(5.42%), 대전(6.09%)에서는 3위에 머물렀다.
높은 인지도로 국민여론조사에서 선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 후보 역시 국민여론조사에서 16.96%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후보는 79.69%, 강 후보는 3.35%였다.
이후 강 후보의 사퇴의사 표명은 자신의 '안방'인 충청권 지역순회 경선에서도 반등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남은 두 후보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가슴뛰는 민주당이 되도록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며 "(쓸모있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과제는 두 후보께 맡기고 저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단일화 논의에는 선을 그었다. 강 후보는 "반명(反明) 단일화 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인지도 낮은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은 방지턱 같은 것"이라며 "집권 정당을 만들기 위한 비전을 (박 후보와) 제대로 공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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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전당대회 변수는 투표율...'확대명' vs 반전 판가름━
다만 이미 경선 일정이 반환점을 돈 만큼 이재명 대세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또 강 후보가 단일화에 선을 그은 만큼 강 후보 표심이 온전히 박 후보에게 갈 가능성이 높지 않고 박 후보가 누릴 반등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강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오늘 부로 나를 지지해준 당원, 지지자들의 선택이 남았다. 그건 그 분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0일 전북, 21일에는 광주·전남에서 지역 경선을 진행한다. 27일 서울·경기 경선을 거친 뒤 28일 새 지도부가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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