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에네르고아톰은 원전 주변에 러시아군에 의해 10차례 공격이 가해져 직원들이 교대 근무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방사능 수치는 정상 범위에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핵 재난의 위험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탓했다. 타스통신은 자포리자 점령군이 "우크라이나군이 하루 만에 자포리자 원전과 원전 인근 지역을 두 차례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포격은 같은 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포리자 원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기로 한 긴급회의를 앞두고 가해졌다. 자포리자에 위치한 원전 단지는 원자로 6기를 보유한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다. 러시아 군은 개전 직후인 3월 초 이곳을 장악했고,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운영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에 연이어 공격이 가해지며 방사능 유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같은 날 미국은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 '비무장지대'로 만들자는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원전 근처에서 싸우는 것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며 "러시아가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 완전한 통제권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금은 엄중한 때이며, IAEA가 가능한 한 빨리 자포리자에 대한 (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예비적 평가에 따르면 포격이나 기타 군사행동으로 인한 즉각적인 위협은 없는 상태"라면서도 "이런 상황이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잠재적인 피해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원전 인근에서 모든 군사 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세력은 도네츠크에서의 진전을 주장했다.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은 도네츠크 북부 중심 도시 바흐무트와 솔레다르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서방은 일제히 러시아를 비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아주 아주 많이, 그것도 전면적이고 효율적으로 실어보내고 있다"면서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숄츠 총리는 지금까지 우크라에 보내거나 보내기로 승인된 군사지원이 10억 달러(1조3000억 원)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영국과 덴마크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덴마크는 새로 1억1300만 달러의 군사지원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영국은 최대 사거리 75㎞의 중거리 기종의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은 다른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1만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보병 군사기술을 훈련시키기로 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