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2'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모바일 시장의 추세 변화를 예고했다.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신제품 '갤럭시Z 폴드4·Z플립4'까지, 4세대의 폴더블폰 출시하며 새로운 폼팩터를 개척한 삼성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노 사장은 또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을 1000만대 이상으로 예상한다"며 "2025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의 50%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0만대는 삼성의 폴더블폰 작년 한 해 판매량(800만대, 카운터포인트 기준)보다 200만대 많다.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도전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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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폴더블폰 주류로"…현실은 1000만대 팔아도 점유율 1%━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날 공개한 '폴더블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1600만대, 2023년에는 올해보다 62.5% 가량 성장한 2600만대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른 보고서에서는 올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을 13억5700만대로 추정했다. 결국 폴더블폰 비중은 올해 약 1.2%, 내년 전체 시장 규모가 유지되고 폴더블폰만 성장하더라도 1.9% 수준에 머무른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이 "프리미엄폰 절반을 폴더블로 팔겠다"고 예고한 2025년의 폴더블폰 시장 규모를 1억1720만대로 예측했는데, 이 경우에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0분의 1에 머무른다. '대세 폼팩터'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부족한 수치다. 더욱이 그 시장을 삼성이 오롯이 독식할 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미 화웨이·오포·샤오미·비보 등 중국업체들이 저가 폴더블폰을 쏟아내고 있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또 다른 걸림돌은 가격이다. 이창민·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갤럭시Z) 전작은 모두 출고가를 내렸지만 올해 폴드4는 가격이 동결된 반면 플립4는 인상돼 가격 측면의 강점이 부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줄어든 만큼 브랜드 로열티가 (애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삼성) 제품의 신규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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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개척한 '폴더블' 전장…애플도 참전할까 ━
실제로 애플은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접을 수 있는 유연한 전자기기' 기술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다만 시기는 유동적이다. 미국 IT 매체 씨넷은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의 보고서를 인용, "애플이 오는 2025년 이후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애플이 내년 8인치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 주장했던 IT 팁스터 궈밍치는 최근 "핵심 기술 및 대량 생산 문제 해결을 위해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가 2024년으로 미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별개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삼성의 폴더블 시장 개척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 앤서니 스카셀라 IDC 리서치 매니저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최근 경쟁사들이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서두르면서 삼성의 성공이 입증됐다"며 "삼성의 폴더블폰이 더 합리적인 가격 및 안정적인 제품에 도달하면, 새로운 소비자를 시장에 끌어들이는 동시에 기존 프리미엄폰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도 "폴더블폰은 오랫동안 단조로웠던 바 폼팩터에 새로운을 더해주고, 더 많은 스크린 공간도 제공한다. 이는 미디어, 엔터, 업무용도로 사용성을 확장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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