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15만명 수준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그쳐 유행 상황이 전망대로 흘러갈지가 관건이다. 현 수준에서 유행이 더 확산되지 않는다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정부가 내놓는 정점 예측이 사실상 처음으로 들어맞게 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가 일종의 거리두기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일 신규확진자 수는 14만9897명이었다. 이미 정부가 예상했던 이번주 정점 15만명 수준이다. 이 가운데 해외 유입사례 588명을 제외한 국내 확진자 수는 14만9309명이었다. 수도권에서 전체 국내 확진의 51% 비중인 7만6085명이 확진됐다.
당국은 이르면 이번주 15만명 정도에서 이번 재유행의 정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4일 "질병관리청과 여러 수학분석그룹에 따르면 8월 중 정점이 올 것이란 의견이 다수"라며 "약 11만~19만명 범위로 예상되며 중간값 정도로 본다고 하면 한 15만명정도의 확진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여름 휴가 성수기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의 이동이 증가하면서 확진자도 단기간에 급증한다. 지난해 역시 여름 휴가 성수기로 꼽히는 7월27일에서 8월9일까지 하루 평균 1579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8월 2주차 들어 1853명으로 증가한 바 있다.
이번주 15만명 수준에서 확산이 진정돼 정부 예측대로 15만명이 이번 유행의 정점이 될지가 관건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한달여 간 8월 유행 정점 예측규모를 28만명에서 20만명, 그리고 15만명으로 단계적으로 하향조정한 상태다. 실제로 1주 간격으로 신규확진자 수가 두 배씩 불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빚어진 지난달과 비교하면 최근 확진자 증가 속도는 크게 꺾였다. 당초 예상보다 켄타우로스 변이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게 당국 분석이다.
이번주 15만명을 기점으로 유행이 확산되지 않는다면 방역 당국이 내놓은 정점 예측치 가운데 사실상 처음으로 실제 유행 상황을 반영하게 된다.
그동안 유행 시점마다 방역 당국이 내놓은 정점 예측치는 실제 유행상황과 차이가 있었다. 오미크론발 대유행이 번진 지난 2~3월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2월 28일 방역당국은 일간 확진 최대 35만명을 정점으로 예측했는데 일주일 전 예측치 27만명에서 8만명 올라간 수치였다.
지난 3월 16일에는 일간 확진 40만741명을 기록했고 이는 당초 정점 예측치 37만2000명을 넘어선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자 방역당국은 "(해당 정점 수치는)주 평균치로 실제 하루 확진자 규모는 30명대 초반에서 최대 40만 명대 중반까지 발생하게 되는 수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17일 일간 확진자는 62만1147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확진자 수가 최대치로 치솟았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면 이동량이 줄어 정점을 향해가는 이번 여름 유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폭우 탓에 이동량이 줄어들면 확산 추세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진을 받으러 가기 어려워 검진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일 폭우 탓에 이날 출근 시간대가 조정됐다. 출근 대란 우려에 수도권 공공기관 출근시간이 오전 11시 이후로 조정됐다. 행정안전부는 각급 행정기관에 출근 시간 조정을 요청했으며 민간기업도 출근시간 조정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폭우 탓에 코로나19 중환자 이송과 치료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교수는 "폭우로 도로가 막혀 환자 이송이 어려워지면 중환자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검진이 줄어들면 일시적으로 확진자도 줄어들 수 있지만, 이 역시 전반적 방역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방역당국은 이번주 정점 15만명 관련, 언급을 아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휴가철 이후의 (유행)상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며 "이번 주까지의 경향이 반영된 그 예측 결과를 다음 주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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