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6일(현지시간) 101개 지자체 중 북서부 일부를 제외한 93개 지역에 가뭄주의보 및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는 6월부터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과 함께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100개 이상 도시와 마을에는 수돗물 공급이 끊겼으며, 이들 지역에선 각 가정에 트럭에 물탱크를 실어 생활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지난 수십년간 경험한 적 없는 역대 최악의 가뭄"이라고 말했다. 남부 바르와 몬스, 파이앙스 등 10여개 지역에선 1인당 하루 최대 200리터(ℓ)의 물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위반 시 1500유로(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영국에서는 템스강 상류가 말라붙고 있다. 지난달 1935년 이래 87년 만에 가장 건조한 7월을 기록했다. 또 관측 이래 처음으로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기기도 했다. 물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잉글랜드 남동부 햄프셔와 켄트, 서식스 등에서는 수돗물로 정원에 물을 주거나 세차를 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이 지역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어피니티워터는 물 사용량 급증을 막으려 수압도 낮췄다.
이탈리아 북부에선 5개 지자체가 가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물 사용을 제한했다.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이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포강과 도라 발테아강의 수위가 기존 8분의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까지 걱정해야 해 에어컨도 세게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5월1일부터 학교와 공공시설 냉난방 온도를 제한하는 '온도 조절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관련 시설들은 여름철에는 에어컨 온도를 25도 미만으로 낮출 수 없다. 스페인도 공공 건물의 에어컨 온도를 27도로 제한하는 법령을 통과시켰다.
유럽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만 지난달 3째주 1700명의 폭염 관련 사망자가 나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각각 7월 11일~24일 1682명, 7월7일~18일 1000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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