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100대 1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예측 흥행 시 경쟁률은 통상 1000대 1을 넘는다. 기관 대부분이 주당 공모희망가(3만4000~4만5000원) 최하단이나 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하단 기준으로 공모예정금액은 1547억원, 시가총액은 1조2060억원이다. 쏘카가 공모가를 낮출 경우 시총 1조원도 위태롭다.
일각에선 쏘카가 공모 물량을 줄이고 공모가도 낮춰 상장을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쏘카는 올해 3월 롯데렌탈 투자 유치당시 주당가격(4만5170원)보다 공모 희망가를 낮췄다. 그만큼 상장 의지가 강한 셈이다. 공모가 할인율도 일반적인 수준(20~30%)보다 높은 33.9~50%를 적용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IPO 기자간담회에서 "증시가 좋아지길 기다리기보단 공모자금으로 M&A(인수·합병), 신사업, 기술 투자를 통해 멀리 갈 기회를 만드는 게 낫다"며 "상장철회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무적투자자(FI)가 공모가 재조정에 반대할 경우 SK쉴더스·원스토어처럼 상장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쏘카 관계자는 "주관사와 논의해 9일 공모가를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업계 1위 롯데렌탈도 주가 죽쑤는데…'적자 쏘카' 우려↑━
지난해 8월 상장한 렌털업계 1위 롯데렌털이 상장 첫째 날부터 공모가를 밑돈 후 현재까지 한 번도 공모가를 넘지 못한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8일 롯데렌탈 종가는 공모가(5만9000원)보다 낮은 3만 7700원이다. 롯데렌털 시가총액은 1조3811억원으로, 쏘카 공모 희망가 최상단 기준 시총 1조5943억보다 낮다.
더욱이 쏘카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14억원)이 흑자 전환했지만, 별도 기준으론 여전히 10억원 영업적자다. 에스카·나인투원 등 자회사의 실적개선으로 흑자 전환한 만큼, 매출의 92% 이상을 차지하는 쏘카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쏘카처럼 슈퍼앱으로 도약 중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126억원, 별도 9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성장주도 수익성이 중요해졌다. 적자인 쏘카가 업계 1위인 롯데렌탈보다 시총이 높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이라며 "롯데렌탈의 주가 부진으로 기관이 크게 손실을 본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는 우리사주조합 청약률도 17%에 그쳤다. 우리사주조합으로 배정된 91만주 중 약 16만주만 청약 신청이 들어온 것이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크래프톤 등 최근 우리사주 투자 실패 사례가 이어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쏘카 관계자는 "임직원 평균연령이 33세로 젊은 편이다 보니 대출금리 등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