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 '한글분수'가 등장한다. 한글분수는 물줄기로 자음과 모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꽤 넓은 공간의 이 곳 바닥분수는 아이들이 차지했다. 수영복을 갖춰 입은 아이도 보였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고 외치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모습이 겹쳐진다.
광화문광장이 지난 6일 시민들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재구조화 공사를 시작한지 1년9개월 만이다. '공원 같은 광장'을 만들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은 곳곳에서 묻어났다. 세종문화회관 방면의 도로가 광장으로 탈바꿈하면서 광화문광장의 총면적은 2.1배 넓어졌다. 도로에 둘러싸여 섬처럼 보였던 광화문광장의 모습은 이제 옛 이야기다.
광장으로 편입된 세종문회회관 방면은 녹지공간으로 꾸몄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공원처럼 꾸미기 위해 키 큰 나무 300그루 등 총 5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나무 밑에는 벤치가 자리잡았다.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나무 그늘 밑에서 쉬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곳곳에선 마술쇼 등 공연도 펼쳐졌다.
광화문광장의 역사적 상징성은 212m 길이인 '역사물길'에 고스란히 담겼다. 얕은 물길로 조성된 이 공간에는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22년 현재까지의 역사를 새겼다. 광화문광장 공사 과정에서 발굴된 사헌부문터는 전통 가옥의 처마 곡선을 살린 전시장처럼 꾸며 시민들을 맞이했다.
물줄기로 무더위를 적셨던 광화문광장은 해가 저물면 빛의 공간이 된다. 광화문광장에 인접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벽면과 KT빌딩 외벽에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광화문광장의 밤을 빛낸다. 세종대왕상 뒤편 '세종이야기' 출입구에도 밤에 미디어글라스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표출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광화문 개장 기념행사에 참석해 "세종대왕상을 거쳐 멀리 광화문 뒤에 경복궁, 북악산까지 경치를 디자인한다는 마음으로 2009년 광화문광장을 디자인했다"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가장 자랑스러운 랜드마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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