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권사들이 정작 자기회사 주가는 방치합니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22.08.07 17:05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뉴시스
최근 만난 펀드매니저 A씨는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증권사들이 자기 회사 주가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한국 주식시장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고 한탄했다. 그의 펀드는 삼성증권 주식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

2021년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44조원에 달했던 화려한 기록을 뒤로 하고 2022년 8월 현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사 수익 핵심지표인 거래대금이 줄자 증권주도 줄줄이 폭락했다.

8월 들어 코스피가 반등했지만 증권주 대부분은 신저가 부근에 있다. 업황도 실적 전망도 어두울 때 주가를 회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이 0.5배 불과하고 시가총액 4조원에 그친다.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대신증권도 0.5배 수준이다. NH투자증권 0.46배다. 자기자본기준 10위권 밖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0.4배, 다올투자증권이 0.45배다. 심지어 PER(주가수익비율) 기준 다올투자증권은 1.82배로, 2배를 밑도는 충격적인 저평가다. 장부가로 그나마 메리츠증권이 0.67배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의 본질은 주식을 세일즈해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증권가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도 바로 자기 이름을 걸고 주식을 세일즈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주식이 본업인 증권사들이 정작 자기 회사 주가는 관리 못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 중에는 임원 KPI(핵심성과지수)에 주가를 주요 성과 배점으로 넣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 소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그친다. 실제 적극적으로 주가를 관리하는 곳은 메리츠증권 정도다.

삼성증권의 연말 기대 배당수익률은 7.9%에 달하고 NH투자증권도 6% 넘는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두 회사는 3년 연속 배당금을 늘렸지만 주가는 역주행한다. 고배당만으론 부족하다는 뜻이다.


최근 하락장에서 다수 증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 제스처를 취했지만 매입만 할 뿐 소각에 이르지 않았다.

약세장에서 주가를 부양하는 최고의 정책은 저가에 산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만으론 충분치 않다. 미국식 주주환원정책의 꽃, 자사주 소각이 폭발적으로 이뤄진다면 코스피는 지금보다 10%는 더 올라갈 것이다. 주식의 본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증권사들이 앞장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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