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의 대만 방문, 투자자가 궁금한 5가지 질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2.08.03 15:14
(타이베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간) 중국의 격렬한 반발 속 방문한 대만의 타이베이 의회에 도착하며 취재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애플과 테슬라, GM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어떤 불똥을 맞을지 투자자들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런스는 이와 관련,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투자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5가지 질문을 통해 소개했다.



미국 의원의 대만 방문이 왜 문제인가


미국 의원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지난 25년간 대만을 방문한 미국 공직자 중 최고위급 인사이다.

게다가 방문 시점이 미묘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 가을 20차 당대회에서 3기 집권을 확정 지으려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수십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장기 집권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시 주석으로선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거슬릴 수밖에 없다.

미중 기업인협의체의 더그 배리 대변인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은 마치 화약고에 불씨가 붙은 것과 같기 때문에 미중 고위급 인사의 직접 대화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중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군사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간 대화 채널이 거의 닫혀 있어 우발적 사고나 판단 착오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간스탠리 출신으로 현재 예일대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티븐 로치는 "지난 4년간 미국과 중국은 기술전쟁, 무역전쟁 등을 겪으며 갈등이 가파르게 고조돼 오면서 지금은 냉전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며 "우발적 사고의 가능성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으로선 아물지 않은 상처를 소금으로 문지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왜 대만에 갔나


미국 국민들과 의회가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몇 안 되는 이슈 중 하나가 중국이다. 퓨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2%는 중국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의회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별 이견 없이 공감하는 주제가 중국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 의원들조차 민주당 소속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한다.

베어링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대표로 미국 국가안보회의에도 참여했던 크리스토퍼 스마트는 "올해 중간선거가 있고 펠로시 하원의장의 임기도 끝날 때가 됐다"며 이 시점에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시 주석의 3기 집권을 시작하면서 대만을 통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고 이를 경고하는 차원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이뤄진 측면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펠로시 하원의장과 민주당의 미국 내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 계산도 있다는 것이 스마트의 분석이다.




대만은 왜 화약고인가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이 대만을 하나의 중국으로 편입하려는 의도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만큼 중국의 반발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대만은 1947년부터 중국과 분리돼 자치 정부를 꾸려 왔지만 중국은 대만도 하나의 중국에 속해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해왔지만 한편으로는 대만과 비공식적으로 강력한 연대를 결성하고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면서 대만이 공격을 당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성 모호성'을 지켜왔다.

하지만 경제 주도권 등을 둘러싸고 미중관계가 악화하면서 미국은 대만과 더욱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언젠가는 대만을 중국 체제 안으로 복속시키려는 중국으로선 이같은 미국의 행보를 그냥 보고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심하게 받고 있다. 유럽이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심하게 의존해 오면서 에너지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가와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훨씬 파괴적인 영향을 미국에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 경제가 상호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다 글로벌 공급망의 심각한 붕괴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특히 대만의 TSMC는 자동차부터 각종 디지털 기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허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을 둘러싼 긴장 고조는 더욱 위협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년간 세계화가 진행되며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양국이 냉전 때 미국과 구 소련처럼 갈아서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중국이 냉전을 벌인다면 그 비용은 계산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S&P500 기업의 이익률 확대는 80%가 세계화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계화의 핵심은 중국의 생산 기반 확대와 막대한 시장이었다.



투자자들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중국의 반응에 달려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수일간이 아니라 수개월에 걸쳐 중국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중요하다.

대만 해협을 포격하거나 대만 영공을 침범한다면 이는 명백한 긴장 고조의 신호가 되겠지만 펠로시 하원의장과 관련한 제재나 대만 방문에 대한 비판, 군사행동 등은 상징적인 불만 표출로 간주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어링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스마트는 "투자자들은 미중관계와 관련해 사업에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무역과 투자, 금융 등 경제적 관계를 무기화하려 한다면 기업과 투자자들이 중간에 끼어 샌드위치 신세가 될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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