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단면역 불가"…2차 부스터샷+치료제에도 또 걸렸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2.08.03 11:44
[워싱턴=AP/뉴시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말 즈음에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81세의 파우치 소장은 1984년부터 NIAID 소장을 지내며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다.
"소아마비, 천연두, 홍역과 달리 코로나19는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 최고 코로나19 권위자로 통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언론 KCRA 뉴스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막 시작된 약 2년 전 그는 "집단면역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2년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그의 인식이 바뀌었을까. 지난 6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치료제를 투여받고 완치된 뒤 다시 4일만에 재확진된 '리바운드'(rebound·재발)' 현상을 겪었다. 리바운드 현상을 겪기 앞서 그는 백신 기본 접종 2회, 추가접종 2회 등 4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다. 코로나19 백신(돌파감염)과 치료제(리바운드)의 한계를 모두 직접 경험한 셈이다.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치료제의 '신화'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집단면역을 이끌 것이란 기대를 모은 백신의 한계가 확인된 뒤, 백신의 한계를 보완해 감염병 국면을 마무리지을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던 치료제도 삐걱댄다. 의료계 일각에선 최근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난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추가임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팍스로비드 투여자의 리바운드 사례는 공식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팍스로비드를 개발한)제약사에서 (리바운드)관련 연구가 진행중인데, 연구 진행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와 달리 미국 의료계에서 팍스로비드 리바운드는 뜨거운 감자다. 파우치 소장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리바운드를 겪었다. 당초 초기 임상에서 팍스로비드 투여자의 1~2%가 리바운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나 비중이 제한적이었지만 지난 6월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선 5%가 30일 이내 다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가 우세종이 된 현재는 이 비중이 40%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나단 라이너 조지워싱턴대병원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확진 사실이 전해진 후 트위터에 "팍스로비드 리바운드 비율에 관한 한 자릿수 데이터는 뒤떨어진 것"이라며 "BA.5 유행 상황에선 20~40%나 그 이상일 수 있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는 이 때문에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선 공식적으로 리바운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재감염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 공통된 반응이다. 코로나19에 확진되고 팍스로비드를 투여한뒤 완치되면 통상 유전자증폭(PCR) 재검사를 하지 않아 확인할 방법이 없을 뿐이라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리바운드 사례가 있었겠지만 단지 확인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 성분이 23개에 달한다는 점도 이 치료제의 한계로 지목된다. 해당 성분이 포함된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투여받기 힘들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적극적 처방이 쉽지 않은 때문이다. 도입한 치료제 상당부분이 재고로 남아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달 22일 기준 국내 도입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등 경구용(먹는) 치료제는 약 106만명 분인데, 이 가운데 30만명분만 처방돼 재고가 75만명분을 넘는다.

팍스로비드 도입이 코로나19 국면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 올해 초와 비교해 보면 이 치료제의 한계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앞서 백신의 한계가 드러난 과정과 비슷하다. 백신 접종 국면 초기만 해도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국내에서 지난해 11월 전 국민 70% 접종을 발판으로 일상회복 전환이 시도된 것도 백신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발판이었다. 하지만, 효능 반감이 빨라 추가접종이 필요한데다 새로운 변이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새로운 부작용 사례도 나타났다. 결국 적지 않은 수가 돌파감염됐고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발 대유행이 시작됐다.

다만,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백신과 치료제는 여전히 현실적으로 코로나19에 맞설 최선의 무기라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백신이 BA.5등에 대한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해도 중증화와 사망률을 떨어뜨리기에 접종을 통한 이득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가 안생기는 고위험군들에게는 치료제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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