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래에셋운용, 금감원 '유동성' 경고에 4600억 글로벌리츠 철회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2.08.02 16:22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600억원대 '글로벌 리츠' 프로젝트를 잠정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업계의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현황 전수조사를 벌이며 유동성 관리가 우선이라는 신호를 보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46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철회했다. 공개적으로 공모참여의사를 밝힌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외에 추가증권사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수요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유상증자를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증권사에 판매한 해외부동산 펀드(1조7175억원어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전수조사가 부담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물량은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하고 있고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소규모 투자했다. 투자자를 증권사 뿐만 아니라 연기금, 보험사 등까지 확대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 관련 펀드 금액은 5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코로나(COVID-19) 직전 '뭉칫돈'이 들어간 해외부동산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금융당국과 운용사 모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코로나 '쇼크' 직전엔 2019년 미국과 영국 등지에 부동산을 매입한 뒤 상품화해 판매한 펀드는 모두 10개다. 금액으로 따지면 7404억원어치다.

대표적으로 2019년 9월 10일 시작한 '미래에셋맵스 미국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15-2호'와 '15-6호'는 합해서 3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펀드는 6호까지 나왔는데 미국 9개 주요 도시에 위치한 최고급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 15개를 사들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발족했다.


하지만 2020년초부터 코로나19가 퍼지며 관광 경기가 침체했고 호텔과 리조트에 '올인'했던 사모부동산투자신탁15-1호부터 6호까지의 자회사들은 다행히 매도자인 안방보험과의 소송이 승소로 인해 수익이 나서 청산했다.

이와관련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6월 금융투자업계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채권이나 부동산 자산 부실화 및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에 대해 개별 회사에 맞는 시장충격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해외부동산을 최대한 매각하려고 하고 있지만 제 때 못 판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고 수익을 못 맞추다보니 금융당국이 '해외부동산 투자 현황'에 대해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직접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기한이익상실(EOD)가능성이 높은 해외부동산은 집중 확인하고 현지 관리단의 채무불이행 선언 사례가 나오는지 여부도 실시간 체크하라고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대규모 부동산 리츠 투자 결성은 사실상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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