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손절, 채권 살래"…'부자 전유물' 장벽 허물자 뭉칫돈 몰렸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22.08.02 15:45

[MT리포트]'高금리 시대' 채린이가 몰려온다 ②

편집자주 |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주식 대신 채권을 사들여 원금 보장, 이자 수익, 매매 차익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또 절세 효과를 기대하는 고액 자산가 중심으로도 뭉칫돈이 채권 시장에 몰리고 있다. 예·적금의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채권 투자, 어떻게 해야 하고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글로벌 증시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 투자자 관심은 주식에서 채권으로 옮겨간다. 변동성 큰 주식이나 시중은행의 예금보다 투자 매력이 커져서다. 자산운용업계는 소액 투자가 가능한 채권형 펀드 상품을 발빠르게 내놓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형 펀드의 자금 흐름은 7월 들어 순유입 전환했다. 지난 3월에서 5월 자본 유출 규모가 커지다가 6월부터 점차 유출 규모가 줄었다. 특히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전후로 뚜렷한 자본 유입 증가세가 관찰됐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유출된 규모에 비교하면 유입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금리인상이 마무리 국면이라는 인식이 강화될수록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에도 올들어 1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채권형 ETF에 연초부터 지난달 29일까지 1조6131억원이 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ETF에서 1조6692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비된다.

수익률도 주식형 펀드 대비 선방했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가 23.25% 급락한 데 반해 국내 채권형 펀드는 1.45% 내린 데 그쳤다. ETF 수익률도 국내 채권형이 -1.28%, 국내 주식형 ETF는 -17.29%다.

가파른 금리인상에 주식시장이 주춤하자 상대적으로 안정성 높은 채권형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 수요는 늘고 채권 가격은 높아진다. 주식과는 반대로 경제가 안 좋을수록 채권 수익률은 높아지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30년 국고채 ETF와 같이 듀레이션이 긴 상품에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며 "채권형 ETF는 판매 주기가 빠르고 장중에도 가격을 바로바로 볼 수 있어 유입이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학개미도 채권 매수 행렬에 동참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미국 채권을 24억5834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인 4억7373만 달러와 비교하면 5배를 웃돈다.

월별로 보면 7월 들어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었다. 서학개미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1억1170만달러 사들였다. 앞서 지난 6월 2억9750억달러, 5월 4억8821만달러, 4월 3억8374만달러 등 2분기 전체 순매수 금액과 맞먹는 규모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3분기 중 인플레이션과 국내외 긴축 경계심을 고려했을 때 원화 장기채권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채권은 투자 규모가 큰 탓에 그간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최근 들어선 투자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몇몇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1000원부터 거래가 가능해졌고 투자자의 수요에 발맞춰 자산운용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자산운용사들은 올 들어 채권과 주식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채권혼합형 ETF 상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술 우량주 지수인 나스닥100 주식과 우리나라 국채에 분산 투자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TR채권혼합Fn' ETF를 지난달 6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달 중 'KINDEX 미국S&P500 채권혼합 액티브' ETF와 '미국나스닥100 채권혼합 액티브' ETF 2종을 상장할 예정이다. 각각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지수에 30%, 미국 국채와 달러 표시 회사채 등에 70% 비중으로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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