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공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지하철 역명 유상병기 사업자 공모'를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판매 역은 총 34개(복수 노선역 포함)로 시청역(1·2호선), 동대문역(1·4호선), 고속터미널역(3·7호선) 등 지난 공모 당시 유찰된 곳들이 다시 올라왔다. 공사는 1차로 14개역, 2차에 8개역, 3차에 12개역으로 나눠 단계적 입찰을 진행한다. 서류마감은 오는 3일 오후 4시까지며 입찰 마감은 오는 8~10일이다.
'역명병기 사업'은 기존 지하철역 이름에 '부 역명'을 추가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는 을지로3가(신한카드)·신용산(아모레퍼시픽) 등이 있다. 매년 불어나는 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사는 2016년부터 관련 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6월에 2022년 계약이 종료되는 8개역에 신규역사 42개역을 더해 50개역에 대한 역명병기 공개입찰에 들어갔다. 강남역과 시청역, 신도림역 등 주요 역사들이 포함되며 높은 경쟁률을 예상했지만 인기는 생각보다 시들했다.
실제로 경쟁입찰 방식에서 낙찰자를 정하기 위해선 최소 2곳 이상이 응찰해야 하는데 조건을 충족했던 역은 을지로입구와 명동, 선릉, 논현 등 총 4개역에 불과했다. 을지로입구는 하나은행, 명동은 우리금융, 선릉은 에큐온저축은행, 논현은 강남브랜드안과가 차지했다.
공사는 최근 5년간 2017년 5253억원, 2018년 5389억원, 2019년 5865억원, 2020년 1조1137억원, 2021년 9644억원으로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부역명 판매는 재정난 타개를 위한 공사의 주요 자구책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선 공공성을 가진 지하철역에 은행과 개인병원, 학원 이름이 붙는 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홍대입구역에 낙찰된 사교육업체 에듀윌의 경우 약 2년전 노량진역 부역명 공개 입찰에 나섰다가 인근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공사 관계자는 "고민이 많은 부분"이라며 "그렇다고 들어올 수 있는 자격에 너무 많은 규제를 걸어버리면 들어올 곳이 없어지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세권에 있는 기관이나 기업을 보면 은행과 병원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심의위원회 등의 꼼꼼한 심사를 거쳐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적합한 기업·기관을 선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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