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연평균 16% 성장 '데이터센터' 시장을 잡아라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22.08.02 05:30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직접 시행사로 나서고 운영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연 평균 두 자릿 수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시공 넘어 직접 개발·운영까지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 는 지난달 27일 글로벌데이터센터 기업인 '디지털리얼티'로부터 김포 데이터선터 신축공사에 대한 LOD(낙찰통지서)를 받았다. 공사비만 4290억원으로 조만간에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DL이앤씨는 자회사인 DL건설 과 컨소시엄을 이뤄 2020년 디지얼리얼티가 발주한 상암 데이터센터 수주를 따내 올 2월 준공했다. 상암 데이터센터 수행 능력이 이번 김포 수주로 이어진 것으로 회사측은 판단했다. DL이앤씨는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향후에는 지분 투자를 통한 디벨로퍼형 사업도 검토 중이다.

자회사인 DL건설도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DL건설은 지난 6월 총 사업비 3000억원 규모의 서울 가산아이윌 데이터센터 신축공사를 따냈다. KT와 컨소시엄을 이뤄 건립하고 공사를 담당하는 DL건설의 지분에 따른 공사 금액은 약 1000억원이다.

시공을 넘어 시행사로 개발에 나서는 건설사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플랫폼 기업 '디지털엣지'와 인천시에 120MW(메가와트), 국내 최대 규모 상업용 데이터센터인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사업을 진행한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에 데이터센터 2개 동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1조원이 넘는다.

이 사업은 SK에코플랜트가 초기 사업개발부터 EPC(설계·조달·시공)까지 맡아 본격적인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자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착공해 2024년 준공과 함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센터 운영은 디지털엣지가 맡는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스마트데이터선터 사업그룹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해 왔다. 향후 캠퍼스형, 모듈러 타입 등 다양한 데이터센터 상품을 개발하고 전력 운영에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도입하는 등 그린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위해 가장 발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인 GS건설은 시공, 개발 뿐 아니라 운영까지 직접하기 위해 2021년 자회사인 '디씨브릿지'를 별도로 설립했다. 2020년 특수목적법인 에포크피에프브이(에포크PFV)를 설립하고 안양 데이터센터를 통해 처음으로 개발·운영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공사비 2674억원 규모로 2023년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준공 후에 데이터센터 운영은 '디씨브릿지'가 맡는다.


4차 산업 핵심 인프라…매년 두자릿수 성장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성장성과 잠재성이 높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빠질 수 없는 핵심 인프라일 뿐 아니라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서비스도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자율주행 시대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0.9% 성장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약 15.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IDC 추산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3000억원에서 연평균 약 16.7% 성장해 2024년에는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한국은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에 위치해 글로벌 CSP(클라우스 서비스 제공자)의 데이터센터 확장에도 유리한 지리적 이점이 있어 해외기업들의 한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총 약 21개의 신규 상업용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가 추진 또는 계획 중이다. 이들 프로젝트로 인한 신규 투자액은 약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높은 품질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건물이기 때문에 시공 경험이 중요하고 일반 건물대비 공사비가 높다"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발주처와 운영사, 입주사의 요구사항에 맞는 건설 뿐 아니라 사업구조, 금융 등 다른 프로세스까지 접목해 관련 시장에 집중화하고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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