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과학계 이례적 압수수색…과기부 산하 '이 기관' 집은 까닭

머니투데이 세종=김인한 기자, 정세진 기자 | 2022.07.28 07:00

文정부 시절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 중도사퇴
"당시 사퇴 압박, 과기부 표적감사 받아…책임져야"
과기부는 압수수색에 3개월간 국조실 '복무감사'도

검찰이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청사 6층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그 이후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 / 사진=김인한 기자

검찰이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압수수색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되는지 따져보기 위한 목적이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오전부터 오후 5시 반쯤까지 과기정통부 세종청사와 KISTEP 충북 음성 본원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고강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부처 산하 공공기관 인사 등의 자료가 대상이었다. 과기정통부 체제 이후 두 기관이 압수수색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과학계 전체로 확장해도 이례적인 일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장·차관실을 비롯해 과학기술혁신본부장실, 감사관실이 포함됐다. 부처 내 KISTEP 담당 부서인 과학기술정책 부서와 공공기관 조직·직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혁신행정담당 부서도 대상에 들어갔다. 검찰은 컴퓨터 데이터는 물론 메신저 내용 등 세세한 자료까지 확보하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현재 수사 중인 산업통상자원부 관련 사건과 시기와 성격이 유사해 사건을 함께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통상의 절차에 따라 필요한 범위에 한정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2019년 3월 문재인 정부 시절 부처 산하 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있었다며 유영민 전 과기정통부 장관 등 일부 과학계 인사를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임기 3년 중 딱 1년만 채웠다…文정부 KISTEP에 무슨 일


KISTEP은 과학기술정책 기획과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배분·조정 등을 담당하는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시절 '과학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졌다. 임기철 전 KISTEP 원장은 2017년 4월 문재인 정부 출범을 한 달 앞두고 취임했지만, 임기 3년 중 1년만인 2018년 4월 중도 사퇴했다. 임 전 원장은 2019년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사퇴 압박과 과기정통부의 표적 감사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임 전 원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당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 1차관이 '윗선 지시'라며 퇴임 날짜를 달라고 해서 그럴 수 없다고 했었다"며 "그 이후로 과기정통부의 감사 대상이 되면서 결국 임기 1년만을 채우고 중도 사퇴했다"고 했다.

임 전 원장은 MB 정부 시절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과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을 역임했다. 그는 절차에 따라 기관장으로 임명됐지만 윗선의 강요로 사퇴했다며 유영민 장관 등 문재인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이번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하재주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도 임기 3년 중 1년 8개월 만에 중도 사퇴하며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직원들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오는 8월부터 3개월간 국무조정실 복무감사를 받는다. 출·퇴근 시간 준수 여부, 신고의무 위반 등 각종 점검을 받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권 초 앞으로 정책을 설계해 나아가야 하는데 수사와 감사 등으로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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