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여군, 이예람 숨진 관사 배정…수첩엔 "잘못 없는데 뒤집어 씌워"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2.07.27 11:36

시민단체 "부당 대우 정황"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정문. /사진=뉴스1
공군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군 간부가 유서에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정황을 기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7일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과 여러 정황을 볼 때 여군 간부 사망에 부대적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충남 서산시에 있는 공군 20전투비행단(20전비) 관사 발코니에서 강모 하사(21)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강 하사는 지난해 3월 임관한 초급 간부였다.

군인권센터는 유족 요청을 받아 현장감식에 동참했다. 당시 관사 거실에는 유서로 추정되는 수첩과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이 정렬된 채 발견됐다고 한다.

수첩에는 강 하사가 평소 부당한 대우를 당한 정황이 적혔다. 구체적으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내게 뒤집어 씌운다" "내게 분풀이한다" 등 내용이 있었다. 강 하사는 "좌절감을 크게 맛봤다" "군 입대를 후회한다"고 적었다.

공군 20전비는 성추행 피해 후 지난해 3월 사망한 이예람 중사가 복무했던 부대다.


강 하사는 독신자 숙소에 살다가 지난 1월 이 중사가 살았던 관사로 거처를 옮겼다. 강 하사는 해당 관사가 이 중사가 살던 곳이란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강 하사는 지난 4월 관사로 날아든 우편물을 보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됐으며 주변 동료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한다.

공군 수사단은 충남지방경찰청과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 조사를 했다. 시신 검시 결과 방어흔, 억압흔 등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없다고 추정했다.

강 하사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전자기기 포렌식 작업은 유족 요청에 따라 국방과학수사연구소가 아니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공군 수사단과 검찰단은 현장감식 후 관사 도어락을 임의 교체하고 비밀번호를 안내하지 않아 유가족의 유품 확보, 시신 이전을 방해했다"며 "이런 과정을 겪어 유가족은 군 수사기관에 극도의 불신을 가진 상태"라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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