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택시업계 반발에 막힌 혁신…티머니 '파파' 계약 파기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 2022.07.23 16:43

티머니, 파파 손잡자…택시조합 중심 '온다택시' 기사 반발

티머니는 2019년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손잡고 '온다 택시'를 출범했다. /사진=뉴스1

티머니가 '합법적 타다'로 불리는 파파모빌리티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 하루만에 파기하기로 했다. 티머니가 티머니GO 앱에서 파파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하자 택시업계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옛 '타다 베이직' 같은 승차공유형 플랫폼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택시업계가 플랫폼택시를 본격 견제하고 나선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머니는 전날 온다택시 공식카페에 "파파와 협약을 파기하기로 했다"며 "파기를 위한 법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앞서 티머니는 파파 운영사 파파모빌리티와 모빌리티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택시 △고속·시외버스 △따릉이·씽씽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티머니GO 앱에 파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양사는 고속·시외버스 이용객에게 파파 서비스를 연계하고 복합 운송 서비스를 개발해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티머니와 파파의 협약 소식에 온다택시 이용 기사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온다택시는 티머니가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손잡고 2019년 출시한 택시호출 앱이다. 당시 두 택시조합은 타다·파파 등 렌터카 기반의 승차공유형 플랫폼에 맞서기 위해 온다택시에 힘을 보탰다. 이 앱은 타다처럼 △목적지 미표시 △AI(인공지능) 자동배차 시스템을 도입해 '콜 골라잡기'를 차단한 게 특징이다.

택시기사들은 이처럼 '타다 대항마'를 표방한 앱(온다택시)을 내놓은 티머니가 '합법적 타다'로 불리는 파파와 손잡은 데 대해 특히 거친 목소리를 쏟아냈다. 온다택시 공식카페 부매니저를 맡고 있는 택시기사는 "뒷통수를 쳐도 유분수지 '택시의 적' 파파와 손을 잡았다"며 카페를 탈퇴했다. 또다른 개인택시 기사도 "타다는 뒤늦게나마 택시회사를 인수했지만 파파는 그렇지 않다"며 "카페를 탈퇴하고 온다콜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온다택시 이용 택시기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티머니는 "파파에 대한 택시업계의 분노를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하고 협약을 체결한 저희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또 "온다콜에서 진행하는 승객 운송 관련 제휴 등은 양대 조합 등 택시업계와 조율을 거쳐 진행하겠다"며 "노여움을 거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티머니는 파파모빌리티와의 업무협약 내용에서 택시 관련 부분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이다.



'파파' 합법적인데 택시 견제 여전…원희룡 해법 관심


/사진=파파모빌리티

눈여겨볼 점은 파파모빌리티는 과거와 달리 합법적으로 허가받은 운송사업자라는 것이다.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국토교통부가 지난 연말 파파모빌리티·코액터스·레인포컴퍼니에 플랫폼 운송사업자(타입1) 허가를 내주면서 옛 타다 베이직처럼 플랫폼 사업자가 택시면허 없이 차량을 확보해 합법적으로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파파가 '합법적 타다'로 통하는 이유다.

국토부 허가를 받은 3개 사업자는 △매출액의 5% △운행 횟수당 800원 △허가 대수당 월 40만원 중 1가지를 선택해 기여금을 내야 하고 이는 택시 감차나 택시 운수종사자 복지사업에 쓰인다. 당시 기여금 규모가 모빌리티 스타트업에는 지나치게 부담되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국토부는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기여금 납부를 강행했다.

국토부의 기여금 납부 강행 이후에도 플랫폼 운송사업에 대한 택시업계 시선은 여전히 싸늘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 들어 국토부가 추진하는 '플랫폼 택시 체계 개편 활성화'도 새로운 뇌관이 될 가능성이 적잖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18일 "지난 정부 때 타다 같은 새로운 택시 공급 방식을 풀었어야 한다"며 승차공유형 플랫폼 허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티머니 사례에서 보듯 택시업계 반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택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사택시를 부활시키지 말라"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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