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못 나오는데... 충암고, '좌완 에이스' 왜 끝까지 맡겼을까 [★목동]

스타뉴스 목동=양정웅 기자 | 2022.07.23 18:08
충암고 윤영철. /사진=OSEN
60구도, 75구도, 90구도 넘겼다. 모두가 놀랐지만, 충암고등학교의 강수는 결국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충암고는 23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에서 장충고에 4-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바로 충암고의 에이스 윤영철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윤영철은 2경기 11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호투를 이어갔다. 특히 16강 서울고와 경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가 다시 구원등판하는 놀라운 투혼을 펼쳤다.

투구 수 제한으로 8강전에 등판하지 못했던 윤영철은 준결승에 출격할 것이 확정적인 상황이었다. 그리고 충암고 선발 변건우가 3회 말 1사 1, 2루 위기를 맞이하자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지체 없이 윤영철을 투입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두 타자를 2루수 뜬공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로도 윤영철은 장충고 타선을 제대로 요리했다. 그 사이 충암고는 4회 말 김동헌과 조현민의 적시타로 2점을 얻었고, 6회와 7회에도 한 점씩을 내며 윤영철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7회 말 선두타자 유비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윤영철은 다음 타자 엄상현 타석에서 투구 수 60개를 찍었다. 이틀 뒤 열리는 유신고와 결승전에 투입하려면 하루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한 이 시점에서 내려가야 했다. 그러나 충암고는 윤영철을 계속 마운드에 세웠다.


이어 8회 3번 이민준을 상대하면서는 75구째를 던졌다. 여기까지도 만약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연기된다면 결승전에 등판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충암고는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결국 윤영철은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잡아내며 103구를 투구했다. 한 경기 투구 수 제한(105구)에 육박한 수치였다.

충암고 윤영철이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 종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충암고는 왜 결승전에 에이스를 넣지 못할 걸 감수하고 끝까지 맡겼을까. 경기 후 이영복 감독은 "오늘 경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충고가 만만찮은 팀이라서 한 번 문을 열어주면 후반에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윤영철을 믿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윤영철 없는' 결승전은 어떻게 풀어갈까. 이 감독은 "이태연(3학년)이나 변건우(2학년), 박건우(1학년), 김영준(2학년) 다 있으니까 그 정도 선수들이면 충분히 경기할 만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결승전 등판이 사실상 무산된 윤영철은 "아쉽긴 하지만 동료들끼리 하나 돼서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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