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다시 18조 돌파…쪽박 공포에 무덤덤해진 개미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 2022.07.22 05:00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18조53억원'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늘고 있다. 하락장 속에서 점진적으로 축소됐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다시 18조원을 넘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변동성이 심했던 증시를 안정시키고자 내놓았던 대책들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늘어나는 '빚투'…신용거래융자 잔고 '18조원' 다시 넘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53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 9조6266억원, 코스닥시장 8조3788억원 등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말한다. 다시 말해 잔고 금액이 늘어날수록 빚투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주도하는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 증시 하락장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 7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4946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연초 대비 25%가량 줄어들은 것으로 2020년 11월 이후 20개월여만에 최저점이었다.

그러나 이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5일(12조8494억원) 전일 대비 154억원 줄며 잠깐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조금씩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며 다시 18조원대로 올라왔다.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신용거래융자 15조원까지는 줄어야"…금융당국 '빚투 살리기' 이대로 괜찮나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3개월간 면제하기로 결정한데 따라 증권사들이 반대매매 기준을 완화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증시 급락에 따른 신용융자 반대매매 급증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3개월간 증권사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는 신용융자 시행시 담보를 140% 이상 확보하고 증권회사가 내규에서 정한 비율의 담보비율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데 당분간 증권사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담보유지비율을 결정하도록 해주겠단 의미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반대매매 완화 방안을 위한 담보비율 인하 조치 등에 동참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령 담보비율을 기존 140%에서 130%로 낮추면 묶여있는 돈의 일부가 자유로워지는 셈"이라며 "이게 다시 주식에 투자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신용잔고가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선 금융당국의 조치가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더 하라는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레버리지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사라지면서 실제로 신용잔고가 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금융당국의 조치는 빚투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빚투 투자자들에게 일종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7조~18조원 수준인데 15조원까지는 줄어야 한다"며 "그래야 빚투가 야기한 반대매매로 인한 심각한 주가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의 투자 움직임에 따라 충격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21일)처럼 외국인이 대거 순매수를 하면 충격이 완화될 수 있다"며 "외인들이 많이 사면 천천히 해소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주가가 크게 밀리는 과정에서 반대매매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4일 장중 연중 최저치(2276.63)를 찍었던 코스피지수가 2400선까지 반등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것도 빚투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홍 교수는 "주가 부양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주식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이 되면서 레버리지를 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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