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고 싶은 2030 "용하다는 점집 찾아가" "아침마다 운세 확인"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 2022.07.21 16:47
대구 중구 동성로 한 타로점 매장에서 시민들이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신년운세를 점쳐보고 있다.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 사진= 뉴스1

#직장인 조모씨(28)는 매일 아침 휴대폰에 다운받은 사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오늘의 운세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조씨는 "최근 업무 변동이 있어서 잘할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함을 많이 느낀다"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운세를 확인해서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기분 전환이 되고 나쁜 이야기여도 운세 풀이에 이어서 위안이 될만한 문구도 같이 제공되다 보니 힘이 된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이모씨(25)는 친구들을 만났다 하면 용하다는 점집을 추천받는다. 지역별로 추천받은 사주 집과 타로 가게들이 벌써 메모장 한가득이다. 이씨는 "다들 사회에서 자리 잡아가는 시기라 미래에 대해 궁금함과 불안함이 크다"며 "친구들을 만나면 꼭 사주나 운세 얘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온오프라인 점집을 찾는 20·3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복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과 시각을 기반으로 사람의 운명을 알아보는 점이다. 최근에는 전화 통화, 사주 앱 등 비대면 방식의 사주도 증가하고 있다.

21일 네이버에 따르면 전문가 상담 서비스인 엑스퍼트의 올 1분기 기준 '운세' 분야 상담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23.4% 증가했다. 특히 전체 이용자 가운데 20·30세대 비율이 77.9%(20대 39.5%, 30대 38.4%)에 달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사주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의 취업 운세' '시험 합격은'과 같은 사주 내용을 담은 다수 영상물이 조회수 50만 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댓글 창에는 점을 쳐 준 값으로 역술인에게 주는 돈인 '복채' 댓글이 수백 개에 달린다.


단순히 미신 열풍이라기보다는 막연한 불안감 속 위로를 찾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프리랜서 직장인 현모씨(31)는 "매일 사주풀이, 별자리, 타로 등 포털에서 제공되는 일일 운세를 다 확인하고 있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근무를 시작하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들 때가 많아졌다. 작지만 위로가 되는 운세 문구가 답답한 하루 속에서 별사탕 같은 존재"라고 했다.

대학원생 김경연씨(29)는 2016년부터 매해 사주를 통해 신년운세를 점친다. 김씨는 "대학교 4학년때 친구 따라 사주를 보러 갔는데 역술인이 '언제 잘 풀린다' '무슨 운이 좋다' '이때 뭐가 들어온다.' 등 잘될거라는 말을 매우 구체적으로 해서 미래를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주나 점과 같은 샤머니즘의 성행은 늘 불안이라는 감정에서 시작한다"며 "청년층이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미래의 희망을 확인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도구로 사주나 타로 등 점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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