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담]김밥 5000원에 '눈칫밥' 먹느니...MZ 직장인 몰려간 점심 대피소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2.07.22 06:06

편집자주 | '짤담'은 식음료 등 산업계를 출입하면서 들은 '짤막한 후일담'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외식물가가 뛰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햄버거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2분기 실적에서 숫자로 증명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점심 때만 파는 좀 더 싼 가격의 맥런치 매출은 같은 기간 12.1% 늘었다. 맘스터치도 2분기 점심시간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3% 늘었다. 롯데리아는 이번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늘었고 지난 10일에는 자체 행사 없이 일매출액 5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냉면 1만6000원 시대…4000원짜리 햄버거 단품 대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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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햄버거 판매가 늘어난 것은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6월 기준 서울 냉면 1인분 평균가격은 1만269원으로 나타났다. 칼국수, 자장면, 비빔밥의 가격은 각 6262원, 8269원, 9538원으로 나타났다. 김밥도 서울 기준 2946원으로 3000원 가까이 올랐다. 김치찌개백반은 7385원, 삼계탕은 1만4885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본 햄버거 세트 가격은 6000원대다.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세트, 맘스터치 싸이버거 세트, 맥도날드 빅맥 세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부담스럽지 않다'는 답변이 많다"고 설명했다.


저렴한데 눈치도 안 보인다…혼밥 즐기는 MZ세대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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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가격 요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눈칫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도 '혼밥(혼자 식사를 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통칭하는 말)에게 프랜차이즈 햄버거점은 좋은 점심 대피소다. 점심을 주로 햄버거로 때운다는 직장인 A씨(29)는 "김밥 한 줄을 먹으러 가도 5000원인데 한 줄만 시키면서 국물을 더 달라고 하기가 민망하다"며 "일반 식당에서는 자리도 빨리 비켜줘야 할 것 같아 프랜차이즈 점포에 들러 햄버거 단품을 먹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32)는 "점심시간 회사 인근 식당에 '혼밥'을 하러 갔다가 강제로 합석을 하게 하는 바람에 체하는 줄 알았다"며 "혼자 테이블 차지한다고 합석할 일도 없고 식사 후에도 잠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어 선호한다"고 했다.


누가 햄버거가 정크푸드래?…칼로리, 영양성분 공개하는 완전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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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헬스 등에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햄버거를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빵과 고기 패티, 야채로 구성된 햄버거 단품이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를 적절히 갖춘 완전식품이라는 것이다. 헬스 트레이너인 C씨(30)는 "흔히 먹는 떡볶이, 김밥을 먹느니 햄버거를 먹는 게 낫다"며 "대신 콜라와 감자튀김은 먹지 않고 빵도 한쪽을 빼면 더 좋다"고 설명했다. 매장, 온라인 홈페이지에 공개된 구성성분과 칼로리를 통해 정확한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단백질 20g 이상의 햄버거를 추천해주는 경우도 많다. 물론 가공육, 나트륨, 복합탄수화물, 포화지방 등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0대들에게 햄버거 가게는 학교 앞 분식집처럼 친근해졌다"며 "2030 고객에게는 혼밥도 할 수 있고, 노트북을 켜서 잠깐 일을 할 수도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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