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통신] 멜론은 '스밍'용? ○○도 한다, 90년생이 만든 변화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 2022.07.24 11:20

편집자주 | 혁신을 이끄는 '네카라쿠배' 등 IT기업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취업 꿀팁부터 서비스 출시에 얽힌 뒷얘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합니다.

노다혜 멜론 마케팅팀장(가운데)과 원예림(맨 왼쪽)·강동영 매니저를 최근 판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멜론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이 음악을 '듣는' 데서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500만 유료회원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숨겨진 명곡을 추천하고 직접 차트를 만든다. 실제 지난달 진행된 '세상의 모든 톱100' 캠페인에서 5개 차트를 만드는데 이용자들은 1만개 주제와 14만7463개곡을 쏟아냈다. 음악 소비자를 넘어 2차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변모한 셈이다.

변화의 중심엔 청소년기부터 멜론과 함께 커온 90년대생 '마케팅 어벤저스'가 있다. 성과지표가 중요한 마케팅 특성상 노하우가 중요한 점을 고려하면 멜론 마케팅팀은 상당이 젊은 편이다. 글로벌 음원 서비스 각축전에서 여전히 1위를 유지하는 배경엔 전체 이용자의 41%(2021년 4월 와이즈앱 기준)를 차지하는 10~20대와 긴밀히 호흡하는 마케팅 덕분이라는 평가다.

실제 자타공인 '멜론 찐팬'인 마케팅팀이 내놓은 서비스마다 이용자들이 열광한다. 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무료체험 등으로 신규 회원유치에만 집중할 때, 오래 가입한 회원에 혜택을 몰아주는 멤버십 제도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멜론을 스트리밍 전용 앱으로 쓰던 K팹 팬들에겐 아티스트와 연결해주는 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BGM이 유명한 오프라인 매장을 발굴하기 위해 팔이 다 타도록 외근을 다니거나, 봄 대표곡 100여곡을 선정하기 위해 밤새 수백곡을 들어도 "정말 재밌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덕업일치'를 이룬 멜론 마케팅팀 노다혜 팀장과 원예림·강동영 매니저를 경기 성남 판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덕질 필수앱' 된 멜론, 세계 21개국에서 '주목'


멜론이 진행한 '세상의 모든 톱100' 캠페인. /사진=멜론
-'세상의 모든 톱100' 캠페인 영상이 20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국내에선 멜론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대대적인 브랜드 캠페인에 나선 배경이 있나.
▶노 팀장: 1위 서비스로서 이용자에게 다양한 음악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실시간 이용량 기반의) 기존 톱100 외에 △밤수성 돋는 인디 톱100 △여름휴가 둠칫 톱100 등 다양한 차트를 만들면 아티스트·이용자 모두 '윈윈'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그동안 몰랐던 음악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8월엔 테마차트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음원스트리밍 서비스는 차별화가 어려운 분야인데, 멜론만의 강점이 있다면.
▶노 팀장: 음원 만으론 플랫폼 간 변별력이 없어 새로운 음악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예컨대 '봄날운쏭' 이벤트로 가사 한줄한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하거나, '데이터랩'에서 K팝 아티스트와 팬의 친밀도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랩은 지난 연말부터 26개팀을 소개해 세계 21개국에서 35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타이틀곡에 가려진 수록곡을 주목하는 '최애 수록곡 대전'이나 '성덕장학생' 등 팬덤을 겨냥한 이벤트도 늘었다.

▶강 매니저 : K팝 팬들이 멜론에서 단순히 음원 스트리밍만 하는 게 아니라 매거진·스테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접점을 지속 만들고 있다. 실제 팬들이 뽑은 최애 수록곡을 트로피로 만들어 아티스트에 전달했더니 양측 모두 '감사하다'고 호응했다. 나아가 멜론에서 팬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는 '덕질 필수앱'이 되는 게 목표다.


90년대생 '일잘러'는 다르다…보고서는 생략, 피드백은 카톡으로


멜론 마케팅팀에 팀 사진을 요청하자 최근 유행하는 셀프 사진관에서 단체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사진=멜론
-멜론 마케팅팀 9명 중 팀원 7명이 90년대생인 데다, 팀장도 88년생이다. 젋은조직만의 장점이 있는지.
▶노 팀장: 멜론 핵심 타깃인 10~20대와 비슷한 세대다 보니 이용자 이해도가 높다. Z세대가 좋아하는 트렌드를 민첩하게 알아챈다. 아이디어 기획부터 실행까지 한 달 안에 이뤄질 정도로 추진력도 좋다. 최근 카더가든과 '세상의 모든 톱100' 캠페인 후속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당초 계획엔 없었지만 이용자 호응이 폭발적이어서 2~3일 만에 초스피드로 진행했다.

-일하는 방식도 다른가.
▶노 팀장: 복잡한 보고문서는 생략한다. 대신 카카오톡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한 후 빠르게 의사결정한다.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빠른 피드백이 중요한데, '별로다'라는 얘기도 망설임 없이 한다. 서로 영어 이름으로 부르다 보니 수평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 같다. 시간·장소를 별도로 잡아야 하는 오프라인 모임보단 온라인으로 안건이 생길 때마다 바로 모인다.

어제 본 유튜브 영상이나 인기 급상승 아이템, 핫한 장소 등에 대한 스몰토크를 평소 자주 한다. 재미있는 콘텐츠 링크는 바로바로 공유하는데, 자연스럽게 '이번 프로젝트에 활용해 볼까'라며 의견이 모인다. 점심 회식도 대기줄이 긴 핫플레이스 아니면 안 간다. Z세대 문화가 인터넷 검색이나 보고서에서 접하는 게 아니라, 일상 자체다 보니 이용자 입장에서 마케팅할 수 있다.


음악듣고 영화보고 어학공부하고…"멜론으로 '갓생'산다"


-지난 4월 멤버십 서비스를 개편하며 '멜론 라운지'를 선보였다. 어떤 점이 달라졌나.
▶원 매니저 : 이용권 연속사용 기간별로 등급을 나누고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일반 라운지에서 전시회 50% 할인권을 준다면 VIP 라운지에선 무료입장권을 제공하는 식이다. 멜론은 전체 유료회원 중 골드(1년) 이상 비율이 가장 높다 보니, 로열티 높은 이용자에게 보답해야겠다는 차원에서 멤버십 개편을 추진했다.

지난 4월 70만회였던 멜론 라운지 PV(페이지뷰)가 6월엔 160만회로 128% 증가하는 등 이용자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4~6월 누적 혜택금액이 20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연·전시·어학·배달 및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음악도 듣고 혜택도 얻는 갓생(God+인생·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돕는 서비스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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