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만류에도…"펠로시 하원의장, 내달 대만 방문 예정"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7.19 16:32

주미 중국대사관 "미국-대만 모든 접촉 단호히 반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AFPBBNews=뉴스1

미국 하원의장이 백악관의 만류에도 내달 대만을 공식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대만 독립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을 요구한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내달 아시아 순방 일정에 대만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내달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 순방에 나설 예정으로, 대만 방문에서는 중국의 압박을 받는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계획이다.

만약 펠로시 의장의 내달 대만 방문이 성사되면 이는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리치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하는 두 번째 현직 하원의장이 된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은 지난 4월 일본 언론을 통해 한 차례 전해진 바 있다. 당시 후지TV는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만을 방문하는 쪽으로 일정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이 순방을 앞두고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으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모든 일정이 연기됐고, 대만 방문도 무산됐다.

FT는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은 미국과 중국 관계가 1979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태로 빠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전망 보도에 중국 외교부는 "악의적인 도발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대만 방문 계획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에도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 모든 형태의 공식 접촉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에 심각하고 잘못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번 방문을 두고 의견 대립이 있었고, 백악관 측은 펠로시 의장 측에 대만 방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정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온라인 정상회담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중국을 자극할 만한 행동 자제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당장 내달 1일이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 기념일로, 시기적으로 중국이 이전보다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한 듯하다.

FT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일부 관리는 지난 4월 대만 방문 계획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중국의 반말에) 대응하기 더 쉬웠지만, 지금은 아니라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대만 전문가는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반중(反中) 법안을 도입한 미 의회에 과도하게 민감해진 상황"이라며 "중국은 미 의회와 행정부가 중국의 부상을 막고자 결탁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펠로시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정당(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지지해 중국에 대한 대응 카드로 쓰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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