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우디, 조만간 원유 증산할 것"…기름값 더 떨어질까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22.07.16 16:39

인권 문제로 갈등 빚어온 사우디 순방,
유가안정 위해 양자회담, 적극적 증산 요구…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세인 국제유가 향배 촉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실무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카슈끄지 문제를 회의의 최고 의제로 제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C)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치솟는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껄끄러운 관계였던 사우디를 직접 방문한 만큼 회담 성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무함마드 빈 살만(MSB) 사우디 왕세자와 당국자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으로의 원유 공급 증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우디 측도 긴급한 상황에 공감한 만큼 오늘 논의에 기초하면 몇 주 이내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순방은 양국의 중대한 관계 변화를 상징한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 피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 시키겠다"며 반인권 문제에 완고한 모습을 보여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 왕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AFP=뉴스1
하지만 기록적인 물가상승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떨어지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유가부터 잡기로 마음먹고 사우디 순방을 결정했다. 사우디에 증산을 요구하기 위한 방문이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에 대한 입장은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국왕과는 악수했지만 피살 배후로 지목된 왕세자와는 주먹 인사만 나누는 등 긴장감 있는 모습이 회자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과 사우디 양국의 회담은 에너지 시장 안정, 이란 핵무기 추기 저지 등 공동성명을 내놓는 등 큰 성과가 있었다. 우주·보건·투자·방산 등 총 18개 분야 협약과 양해각서가 체결된 점을 미뤄볼 때 바이든 대통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시점이 사우디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비오펙 산유국 오펙 플러스(+) 차기 회의 약 3주 전에 이뤄졌다는 점에 블룸버그는 주목했다. 산유국들은 오는 8월 3일 회의 이후 9월 이후의 원유 생산량을 조정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3주간은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시기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미국의 한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는 모습/ⓒAP=뉴시스
다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떨어지고 있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국제 원유시장의 '벤치마크'로 통하는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압델 알 주베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원유 공급 물량은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에 기초할 것"이라며 "우리는 추측이나 히스테리, 지정학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사우디를 비롯한 오펙 플러스는 이미 이달과 8월까지의 원유 증산을 결정한 바 있다. 이 조건 하에서 다음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1100만 배럴로 수십년래 최대치에 달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사우디가 추가 증산에 나설 경우 최대 지속가능 설비용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현재 국영 사우디 아람코의 최대 지속가능 설비용량은 일일 1200만 배럴이다.

한편 백악관은 미국과 사우디가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화석 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이를 위해 민관 참여의 태양광·수소·원자력 분야 등에 사우디가 투자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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