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도 함께" 무지개 뜬 서울광장…"동성애 반대" 펜스 밖은 격앙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 2022.07.16 16:5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앞. 서울퀴어문화축제 입구 앞 보수기독교단체원이 '동성애는 죄악, No인권'이 적힌 팻말을 들고있다. /사진= 하수민기자
코로나19(COVID-19)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성 소수자 문화축제로 서울시청 앞 광장이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광장 밖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 중심으로 맞불 집회가 열려 혼잡을 빚었다.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대면 진행은 약 3년 만이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나 올해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재개됐다.

올해 행사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다. 이날 행사에는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 캐나다·네덜란드·독일·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을 비롯한 단체 72개가 꾸려졌다. 정의당·녹색당 등 정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 이케아 코리아 등 기업들도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소수자가 우리 사회에 함께 살고 있고 함께 나아가는 존재라는 걸 알리고 싶다"며 "여기에 있는 많은 사람이 그들의 삶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필립 골드버그 신임 미국대사가 성소수자 지지 메시지를 냈다. 미국 국기와 성소수자 자긍심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교차한 배지를 달고 등장한 골드버그 대사는 "(이번 행사는) 차별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함"이라며 "인권을 위해 계속해서 싸우겠다"고 했다.

이날 축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무지갯빛의 옷을 입거나 무지개색 머리 끈, 마스크 등의 소품들로 퀴어축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였다.

자신을 무성애자로 소개한 김소리씨(22)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 항상 와보고 싶었다가 3년 만에 드디어 오게 돼 기쁘다"고 말하며 '우리는 어디에나 있다'는 피켓을 들어 보였다.

오후 4시부터는 을지로와 종로, 퇴계로 일대에서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입구, 종로, 명동을 차례로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온다. 행진이 끝나면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서 축하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3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축제에 약 1만3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 하수민 기자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도 이날 오전부터 열렸다. 맞불 집회 참가자들은 동성애가 성윤리를 해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퀴어축제 반대위원회(반대위)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시의회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모였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축제 개최를 허용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구호를 외쳤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도 이날 오후 1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반대 집회에 참여한 한 기독교 단체 회원들은 경찰 펜스가 처져 있는 시청 주변을 돌아다니며 팻말을 들고 "남녀의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은 없다", "동성애 반대", "악한 문화는 소멸할 것이다", "동성애는 죄악이다" 등을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반대 집회 현장에서 서울 광장 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예의 주시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쪽으로 넘어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58개 중대를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들 간의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했다. 이날 시청 일대 혼잡을 막기 위해 서울광장 주변에 방어벽도 둘러쳤다.

앞서 경찰 관계자는 "퀴어 축제 반대 집회는 사전에 신고된 장소에서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3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면서 이에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들도 동성애·동성혼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맞불집회를 진행했다. /사진=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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