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엔저 효과 누리자"…日펀드에 몰리는 돈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 2022.07.15 05:26

연초 이후 일본 펀드에 717억 유입

사상초유의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본 펀드에 몰리고 있다.

14일 펀드 평가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일본 펀드 36개에 717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1개월 동안에도 771억원이 펀드에 몰리면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기준 'TIGER 일본니케이225 ETF(상장지수펀드)'의 순자산은 연초 대비 약 8배 증가한 1293억원에 달한다. 국내에 상장한 일본 ETF의 순자산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IGER 일본엔선물 ETF'의 순자산은 70.9% 증가한 122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펀드에 이처럼 돈이 몰리는 것은 엔저현상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하면서 일본 수출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되고,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팀장은 "엔화 약세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본, 특히 일본 수출 기업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일본 주식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하락해 장중 한때 달러당 138엔을 기록했다. 1달러가 138엔대를 기록한 것은 1998년 9월 이후 24년만이다.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낮아진 것은 미국과 일본의 내외금리차가 확대되서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예상을 웃도는 9.1%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이에 달러 매수세가 강해졌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행(BOJ)은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일본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선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이 각각 13%, 8.7% 미끄러진데 비해 일본 닛케이225는 3.25% 하락하는데 그쳤다.

연초 이후 글로벌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20.57%이지만, 일본 펀드 평균 수익률은 -8.17%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이같은 엔저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의회 구성 변화와 물가 상승이 통화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본 경제에 무엇이 유리한가를 감안할 때 일본 중앙은행은 통화완화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수출 회복과 물가 상승에 우호적인 엔화 약세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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