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다비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등 5개 우주산업 스타트업들은 12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최한 '우주산업 분야 중소기업 정책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소형발사체(로켓) 개발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김수환 이사는 "발사체 분야는 제조업이므로 개발·상용화에 많은 자본이 들어가고 산업 특성상 회수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투자자들이 주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산업 전용 벤처펀드를 조성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본을 좀 더 순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건의했다.
발사체에 탑재되는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는 루미르의 이봉은 전무도 투자환경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 전무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가치를 평가받을 때 비슷한 해외기업보다 0이 하나 빠진다. 10분의 1 가치로 투자받는 것"이라며 "투자를 해도 여러 곳의 VC가 소규모로 한 회사에 맛보기로 투자하는 구조로 전문 VC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주산업의 경우 사업화에 성공하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까지는 10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된다. 통상 7년 만기의 펀드를 조성해 5년 가량을 투자하는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이 투자하기 쉽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이에 VC들은 다양한 펀드들에서 소액을 나눠 우주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로는 대규모 투자가 어렵고 투자업계와의 시너지도 내기 쉽지 않다.
중기부는 전용 모태펀드 조성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우주 스타트업 모태펀드 조성은 지난 정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검토돼왔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스타트업이 적고 수익성 등의 문제로 실현되지 못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용석 중기부 중소기업정책관은 "우주 스타트업 전용펀드는 앞으로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 중심의 우주산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초소형 위성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의 박재필 대표는 "아직까지 국가 주도의 우주사업들을 대부분 대기업이 수주하는 구조인데, 일정 규모의 중소기업도 들어갈 수 있도록 트랙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위성데이터 처리 솔루션을 개발한 다비오의 박주흠 대표도 "큰 기업이 시장을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이들이 필요한 기술 포인트는 스타트업에 많은 만큼 상생·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국장은 "우주산업은 정부의 역할도 중요한 분야"라며 "막대한 비용이 들고, 사업화까지 장기간이 소요돼 데스밸리가 길고 깊다는 특징을 고려해 지원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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