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지현의 빛과 그림자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22.07.12 04:29

[the300]

#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당내 평가는 이달 2일 전후 '180도' 바뀌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당대표 출마 선언 후 후보 자격을 얻는 데 전력을 다했다. 전당대회 피선거권이 권리당원에게 있지만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상 단서 조항에 주목하고 자신의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연일 여론전을 폈다.

당무위가 박 전 위원장의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비대위 의견을 수용하자 공식 안건으로 회부해 의결해달라고 촉구했다. 공교롭게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을 때리기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 과거 특정 정치인과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준석의 정치'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 일각에서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무대뽀'(앞뒤 생각 없이 행동한다는 일본어식 표현)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 4개월 전.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에게 당권을 맡기며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웠다"고 치켜세웠다. 더 나아가 "민주당에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고도 했다. '추적단 불꽃' 출신으로 대선 막판 "여성 혐오가 전면으로 드러난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던 그였다.

박 전 위원장은 선거 기간 청년과 여성을 향한 메시지에 힘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며 "비리 후보자를 정리하려면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우리 잘못을 고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했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에도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민주당의 팬덤 정치와 결별하는 데 총대를 멨다. 20대 여성 정치인으로 강성 팬덤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인 정치인인 박 전 위원장이 당내 '무대뽀'가 된 것은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나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청년 정치 역시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중진 의원은 당의 혁신을 주장했던 박 전 위원장에 고성을 지르고 강성 팬덤은 그의 집 앞에서 유튜브 방송을 한다. 심지어 '아동 성추행범'이라는 비난을 퍼붓는다. 선거 때만 되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높여야 한다면서도 그럴듯한 정치 신인 한명 배출·관리하지 못하는 민주당을 보고 청년 유권자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
  5. 5 "싸다고 주웠는데" 에코프로 개미 어쩌나…매출 반토막에 적자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