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슨 사임에 슬픔에 빠진 건, 영국 아닌 우크라이나"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2.07.12 06:14

우크라, 지원 앞장선 큰 '우군' 잃게 돼…
존슨의 순수한 의도 아니었다는 비판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FPBBNews=뉴스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사임 발표에 슬픔에 빠진 건 영국이 아닌 우크라이나다."

10일(현지시간) CNN은 이렇게 평했다. 이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존슨 총리 사임 발표 직후인 지난 7일 전화를 걸어 감사와 아쉬움을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회 전체가 슬퍼할 만한 소식을 들었다"며 "영국의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존슨 총리의 개인적인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영국의 지원을 각별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미국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전 세계적인 강경 여론을 이끌어왔다. 전쟁 발발 후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군사·인도주의적 지원금은 총 38억파운드(약 6조원)에 달한다. 지난 4월 초에는 주요국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연대 의지를 보여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동맹국들이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지원하는 것을 꺼렸을 때 영국이 이를 선도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철도청 페이스북 프로필. 존슨 총리 트레이드 마크인 금발 머리 삽화가 추가돼 있다./사진=페이스북
존슨 총리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애정은 곳곳에 묻어난다. 현지에서의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도시에서 존슨 총리의 이름을 따서 거리 명칭을 짓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항구 도시 오데사 교외의 폰탄카 마을에는 5월부터 '보리스 존슨 거리'가 있다. 우크라이나 철도청은 존슨 총리 트레이드마크인 금발 머리 삽화를 추가한 로고를 소셜미디어(SNS)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긍정적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밖에서는 존슨 총리의 지원이 정치적 곤경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영국의 여론조사 전문가 피터 켈너는 "존슨이 '파티 게이트' 등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을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영국이 인플레이션을 마주한 기간과도 겹친다"며 "국제무대에서의 강경한 태도를 이용해 국내의 취약함을 가리려는 국가 지도자는 그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의 퇴장이 영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린 모건 미 시라큐즈대 정치학 부교수는 "이념과 무관하게 영국 정치 전반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차기 총리가 존슨과 같은 카리스마가 없을 수 있어도 관련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는 정반대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편에 선 존슨 총리는 그간 러시아 국영방송의 표적이 돼왔다. 크렘린궁은 그를 "가장 적극적인 반(反)러시아 지도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존슨 총리는 자신이 던진 부메랑에 맞았다"며 "이 이야기의 교훈은 러시아를 파괴하려 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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