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 80대 남편을 죽이려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모두 안타까워하면서도 할머니의 유죄는 피할 수 없을 걸로 봤다. 이때 변호인은 다들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사건 당일 남편의 건강상태에 착안한다. 게다가 치매는 간병하는 가족에게도 극심한 고통 아닌가.
치매남편 살인미수 사건은 2013년 실제로 일어났다.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호암)는 당시 국선변호사로 할머니를 변호했다. 자신의 책 '왜 나는 그들을 변호하는가'(2017)에도 이 사례를 담았다. 최근 입소문을 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첫 에피소드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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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현장서 설정오류 꼼꼼히 수정 ━
그는 8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영우는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흔히 '우영우'의 인기 비결로 박은빈이 연기하는 우영우 캐릭터의 매력을 말한다. 신 변호사는 이에 더해 현실감을 꼽았다.
제작진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드라마 연출자는 '낭만닥터 김사부'의 유인식 감독이다. '김사부'는 의사들의 세계를 디테일하게 묘사헀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 감독은 이번에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자문을 맡은 신 변호사에게 현장에 와서 장면 하나하나에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처럼 '우영우'가 만나는 사건들은 실화 기반이다. 물론 약간 각색은 했다. 할머니가 남편을 때린 물건은 실제로 가정용 변압기였지만 드라마에선 다리미로 바뀌었다. 이 다리미는 꼭 고래를 닮았는데, '고래'는 우영우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애착을 갖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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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변호사 가능? 공감능력 중요"━
신 변호사는 "해외 논문을 많이 검색해 보는 편"이라며 "계약서 서명의 경우, 위조됐더라도 이걸 검증할 기법이 마땅치 않다는 내용의 연구가 미국에서 이미 이뤄졌다"고 말했다.
과연 우영우처럼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인물이 현실에서도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변호사는 진입장벽이 높고,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 아닌가. 드라마가 현실감을 잘 살렸다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질문이기도 하다.
신 변호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인간의 역사는 이전 시대의 불가능을 넘으면서 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다만 되느냐 안 되느냐보다 "변호사에겐 공감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송은 단순히 법리의 문제는 아니다.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사람이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야 한다.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한 이해의 문제니까, 공감능력은 변호사에게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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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실제사례 가져와 "원작은 여러 개"━
드라마 인기가 급상승하다보니 웃지못할 '원작' 논란도 생길 수 있다. 신 변호사는 그러나 "'우영우'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영우'는 여러 요소를 섞어 가공의 사건을 창조해내기보다, 뚜렷한 실제사건을 하나하나 제시하되 연출의 살을 입히는 방식을 택했다.
드라마 중 1, 3, 6, 10화에 등장하는 사건의 실화는 신 변호사의 책에서 가져왔다. 하지만 제작진은 또다른 변호사의 다른 사건들도 드라마에 포함했다. 단 하나의 '원작'이 있기보다, 원작이 여러 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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