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리튬 유해물질 분류 검토…韓배터리, 공급망 리스크 '조마조마'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22.07.07 05:09
앨버말 독일 랑엘스하임 리튬공장/사진=앨버말 홈페이지 캡처

유럽연합(EU)이 리튬을 유해물질로 분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배터리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리튬이 유해물질로 분류되면 리튬 조달이 어려워지고 가공·포장·저장 비용이 높아질 전망이다. 유럽에 진출한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6일 외신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EU 유해물질 분류위원회는 유럽화학물질청(ECHA)의 제안에 따라 리튬을 유해물질 리스트 포함시킬지 검토에 돌입했다. 연말이나 내년 초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CHA는 최근 리튬 함유 의약품 장기 복용에 관한 연구를 근거로 리튬을 인체 유해물질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국제리튬협회 등 유럽 산업단체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고 리튬을 유해물질로 지정하면 유럽의 에너지 전환과 전기차 확대 목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지 기업들은 ECHA 제안이 입법화되면 유럽 내 리튬 가공·재활용 산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EU 역외 배터리 관련 기업에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리튬의 수입이 제한되지 않더라도 리튬 가공, 포장, 저장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가뜩이나 높은 원자재 비용이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비용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경우 EU에 사업장을 갖고 있는 일부 배터리 관련 기업들도 사업장을 이전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특히 세계 최대 리튬 생산기업인 앨버말(Albermarle)은 유해물질 지정으로 염화리튬 수입이 어려워지면 독일 랑엘스하임 리튬 가공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버말의 독일 랑엘스하임 공장 매출은 연 5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8% 이상을 차지한다. 알버말은 유럽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사에도 리튬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물질로 지정되면 국내 배터리사 공급망에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와 양극재업계도 유럽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SK온과 삼성SDI는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유해물질 지정으로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하면 배터리 원가가 오를 수 있다"며 "배터리 산업뿐만 전기차 산업까지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에 EU에서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배터리사 관계자는 "리튬 공급 과정에서 비용이 오른다고 배터리 원가가 드라마틱하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리튬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배터리업계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은 아니기 때문에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배터리 양극재 기업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헝가리에 10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케미칼도 유럽 투자를 공식화했다.

양극재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추진되는 상황에 따라 대응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유해물질로 지정되면 유럽 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유럽 사업을 재검토하거나 취소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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