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디지털헬스]"AI로 16시간 전 심정지 정확히 예측"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2.07.06 13:54

①이예하 뷰노 대표 인터뷰
2년 만에 돌아온 초대 대표, '생체신호' 신성장동력 낙점

편집자주 | 디지털 전환(DX)이 사회 화두가 된지 5년이 지났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혁신이 요구되는 흐름이다. 제약·바이오, 의료 등 헬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업의 특성상 더뎠을 뿐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30% 고성장이 점쳐진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ICT 강국이다. 제약·바이오 후발주자 입장으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와 함께 선정한 국내 디지털 헬스 대표주자들을 만나 이들이 만들어갈 변화를 미리 살펴본다.

삼성전자종합기술원 AI(인공지능)연구팀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세 명은 'AI 기술로 보다 가치있는 일'을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2014년 겨울, 의료AI 기업 뷰노를 설립했다. 지난 8년간 뷰노는 AI 의료영상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1호 AI 의료기기를 출시하고 국내 의료AI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상장도 했다. 이제 뷰노가 'AI 생체신호'로 2막을 연다. '일상에서의 건강관리'라는 뷰노의 꿈을 실현해줄 기술이다. 속도감있는 안착을 위해 초대 대표이자 최대주주인 이예하 대표도 2년만에 돌아왔다.


6일 서울 강남 뷰노 본사에서 만난 이예하 대표는 '왜 생체신호를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이동수단을 보면 말에서 자동차, 배, 비행기가 나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게 됐잖아요. 이제 이동없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만날 수도 있고요. 기술의 발전방향은 궁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겁니다. 의료분야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그러려면 집에서도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측정되지 않으면 관리되지 않는다'고들 하죠. 그래서 측정하기 쉬운, 일반적인 생체신호를 활용해 가치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고 지난 2년간 생체신호 분야 신사업 발굴에 집중했습니다."



15.78시간 전 심정지 예측 '딥카스'


이 대표는 올해 대표로 복귀하면서 만족할 만한 성과물 두 개를 들고왔다. 바로 '딥카스(DeepCARS)'와 '딥ECG(DeepECG)'다. 딥카스는 병원 일반병동에 입원한 환자용, 딥ECG는 가정용이다. 모두 AI를 기반으로 심장과 관련한 질환을 예측, 예방하는데 목적이 있는 제품이다. 뷰노가 '심장'을 주목한 건 무엇보다 생명과 직결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뷰노 딥카스는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 입원환자의 4가지 활력징후를 측정해 EMR에 기입하면 실시간으로 분석해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알려주는 머신러닝 기반 소프트웨어다. 국내 최초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다. "일반병동에 입원한 환자 1000명 중 5명 정도에서 심정지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때 빠르게 대응을 해야하는데 인력 등 현실적인 여건으로 대부분 그게 조금 늦어져 사망으로 이어진다고 하고요. AI 기술을 활용해 심정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대표가 말했다.

뷰노는 확증 임상시험에서 딥카스가 평균 15.78시간 전 심정지 발생을 예측하고 정상-비정상 분류 성능지표(AUROC) 기준 89.34% 정확도를 보인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 결과 딥카스는 2020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제6호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뒤 작년 8월 허가를 받았다. 작년 12월에는 AI 의료기기 최초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으로 확정됐다. 이어 뷰노는 지난 3월 딥카스를 보건복지부에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대상으로 신청했고 최근 유예대상으로 결정됐다.

이 대표는 "유예대상이 되면 비급여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딥카스는 오는 8월부터 비급여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기간은 2024년 7월 31일까지다. 그는 "유예기간 동안 병원 보급을 늘려 유효성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2년 후 신의료기술 등재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점진적으로 다른 중증 질환 위험성을 예측하고 병원이 아닌 다른 장소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제품 범위를 확장해나간다는 계획도 있다.




가정에서 심전도 측정·분석 '딥ECG'


딥ECG는 심전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심혈관 및 기타 질환 여부를 알려주는 가정용 의료기기다. 스마트폰 2분의1 크기 기기를 양손에 쥐고 왼쪽 다리에 갖다대면 결과를 알 수 있도록 설계됐다. 뷰노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가 부정맥, 심근경색,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이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사망한다.(전체 사망 원인의 30% 이상) 그러나 이러한 위험성에도 당뇨, 고혈압과 달리 가정에서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전용 기기가 널리 보급돼있지 않았다.

"심장이나 간, 콩팥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립니다. 심장 기능이 저하돼 나타나는 심부전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상태가 많이 나빠진 뒤에야 '몸이 이상하다' 느끼고 병원에 가요. 평소에 자주하면서 체크를 해줘야하는데 그렇지 않죠. 심근경색의 경우도 체한 것 같았다가 괜찮아졌다 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가 꽤 많고요. 평소에 심전도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면 심혈관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되고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워치를 통해 심전도가 측정되긴 하지만 병원 대비 정확도가 떨어진다. 병원에선 심장을 12개 방향에서 측정해 데이터를 얻는 데 비해 1~2개 방향에서만 측정하기 때문이다. 딥ECG는 6개 방향에서 심장을 측정해 이보다 정확도가 높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유의미한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아직 딥ECG는 시장에 출격하지 않았다. 뷰노는 디바이스(심전도 측정까지)부터 출시한 뒤 추후 분석 솔루션을 붙일 방침이다.



생체신호·영상의학 타깃 '생태계 구축'


생체신호 사업은 뷰노의 궁극적인 꿈인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우리 생체신호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환자는 건강상 문제가 발견되면 병원에 갈 것"이라며 "병원에 가면 진단을 위해 X-ray, CT, MRI 등을 찍는데 이때 우리 제품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되면 뷰노는 환자, 병원, 헬스케어 데이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영상의학 사업도 계속 키워나가겠단 의지를 전한 것이다.

오랜 '적자'는 조만간 끊어내겠단 포부다. 뷰노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22억원에 영업손실 178억원을 올렸다. 올 1분기도 매출 5억원에 영업손실 58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나 레이언스 등과 함께 지난해 맺은 영상 솔루션 탑재 계약들이 올해 매출로 일어날 예정이고 딥카스 비급여화 이후 병원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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